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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자원외교에 전속력 스타트

김부삼 기자  2008.02.16 1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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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전부터 "자원외교, 외자유치를 위해 대통령이 직접 뛰겠다"며 현장형 외교방침을 천명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두바이로부터 20억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이끌어내는 등 벌써부터 공약을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한-두바이 투자유치가 최종 성사될 경우 이 당선인이 해외투자를 유치하는 첫 사례여서 주목된다. 이와 더불어 이 당선인은 전날 이라크 지방정부인 쿠르드의 니제르반 바르자니 총리 일행을 접견해 한국과 쿠르드 지역간 협력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등 발빠른 자원외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모하메드 알 샤이바니 두바이 투자공사 사장은 이날 서울 통의동 집무실로 이 당선인을 예방한 자리에서 "두바이-코리아 펀드를 위한 20억달러의 기초자금을 투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 당선인은 "한국측 관계자와 협력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보자"고 화답한 뒤 "서로 계속 연락하며 이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배석한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 내정자에게 지시했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접견 후 브리핑에서 "한-두바이 펀드는 한국내 인프라에 주로 투자하는 기금으로 두바이 투자공사와 관련된 회사들이 참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두바이측은 한-두바이 펀드에 한국 투자가의 참여도 환영하며 매칭펀드(matching fund 다수의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하는 자금)도 환영한다는 입장"이라며 "두바이측은 펀드의 규모는 일단 20억달러를 목표로 하되 필요시 추가증액도 고려할 수 있다고 하고, 앞으로 한국 측과 세부적인 사항을 조속히 협의해 나갈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샤이바니 사장은 방한 기간 중 새만금, 나들섬 등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샤이바니 사장은 또 이 당선인에게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국왕의 친서와 당선 축하인사를 전달하면서 "한국과 두바이 간에 무역협정이 체결되면 경제협력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게 국왕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에 이 당선인은 "두바이가 (연간)1억명이 드나들 수 있는 국제공항을 건설할 계획을 세운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으며 실현가능하다고 본다"며 "한국이 UAE와 경제협력뿐 아니라 관광 등 양국 교류를 강화해 항공편 증편 등 많은 사람이 왕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두바이에 갔을 때 놀라운 것은 국왕 생각이 그 아래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똑같았다는 것"이라며 "두바이는 21세기 지구에서 계속 놀라운 일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극찬했다.
한-두바이 펀드는 한국내 인프라 등에 우선 투자하는 것으로 두바이 투자공사와 관련된 회사들이 투자에 참여하게 된다.
두바이 측은 한국 투자가의 직접 참여뿐만 아니라 매칭 펀드(Matching Fund)형태의 참여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14일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이라크 지방정부인 쿠르드의 니제르반 바르자니 총리 일행을 접견한 이 당선인은 한국과 쿠르드 지역간 협력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면담은 바르자니 총리가 한국석유공사 등 한국 측 컨소시엄과 쿠르드 인프라 건설 및 유전개발을 연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시점에 맞춰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실제로 쿠르드 정부와 한국컨소시엄간 양해각서 체결 과정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이 강조한 자원외교의 첫 성과라는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이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한국이 쿠르드 지역을 포함한 이라크의 경제성장에 적극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각종 개발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현대건설 CEO(최고경영자) 시절 중동건설에 앞장섰던 이 당선인은 "제가 그 지역에 오래 전에 가봤던 사람이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기업들이 그 지역에서 일한 경험이 많아 한국건설업자나 많은 기업가들이 그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석유자원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해서 유전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한국기업들에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면서 "쿠르드 지역과 이라크 국가 전체에 빠른 시일 내에 치안이 확산되고 평화가 와서 아주 평화스런 나라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바르자니 총리는 "누구보다 쿠르드와 이라크에 대한 관심과 경험을 갖고 있는 이 당선인의 당선 소식을 접했을 때 무척 기뻤다"며 "쿠르드인은 자이툰부대나 KOICA(한국국제협력단) 뿐만 아니라 한국국민들을 사회와 가족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다"고 친밀감을 표시했다. 그는 "지방정부는 앞으로 한국기업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자 한다"며 "당선인이 말한 대로 지방정부는 한국기업에 우선권을 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지방정부는 한국의 풍부한 경험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므로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맺기를 바란다"고 협력을 다짐했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달 초 국정과제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그 안에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 두바이형 포트비즈니스 밸리(port-business valley) 등의 내용을 포함시켰으며 이 당선인은 한-중동 오일외교를 통해 한국을 두바이와 같이 투자유치의 천국으로 만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이 차기 정부 초대 총리로 한승수 유엔기후협약특사를 지명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 당선인은 한 총리 지명자를 소개하면서 '자원외교'를 할 수 있는 총리라는 이미지를 십분 부각시켰고, 한 총리 또한 이 당선인의 뜻에 따라 역량을 총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25일 있을 취임식 때도 이 당선인은 중동국가 국왕들과 아랍지역 기업인들을 대거 초청한 것으로 알려져 취임식도 자원외교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