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는 25일 0시에 시작됐다. '대통령 임기는 전임 대통령 임기 만료일 다음날 0시부터 개시된다' 는 공직선거법 14조 1항에 따른 것이다. 0시를 기해 이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을 비롯한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법적 권한을 넘겨받는다. 1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낸 이명박 정부가 사실상 공식 출범하는 셈이다.
헌법 제 74조 1항에 명시된 군 통수권 역시 25일 0시 정각에 이양됐다. 군 통수권은 육,해, 공 3군에 대한 군정권과 군령권을 포함한다. 0시 현재 노무현 전 대통령이 머물고 있던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이 있는 서울 삼청동 안가로 군 통수용 지휘전화 박스가 옮겨졌다. 이에 같은 시각 서울 보신각에서는 새 대통령 임기의 시작을 알리는 타종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실질적인 정권 이양은 25일 오전 11시에 개최되는 대통령 취임식 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 단상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뒤 배웅을 하는 형식으로 임무를 교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새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오전 11시 이전까지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 대통령이 공백 없이 군 통수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치다.
이 대통령이 이날 0시부터 행사할 수 있는 권한에는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 특권, 외교에 관한 권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관한 권한, 선전포고 및 강화에 관한 권한, 공무원임면권, 영전수여권, 법률안거부권, 명령제정권, 사면, 감형, 복권 등이 있다. 대통령이 직접 임면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내각과 헌법기관, 정부산하기관 기관장급 이상 직위는 200여 개이고, 간접적으로 의중을 반영할 수 있는 자리도 3000개 이상 된다.
또한 이 대통령에 대한 의전, 경호 상 공식 국가 원수 예우도 0시 김인종 청와대 경호처장이 경호권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유우익 대통령실장을 위시한 청와대 비서실의 공식보좌를 받는다. 대통령의 공식 일정을 챙기는 의전은 김창범 의전비서관이 담당하게 된다.
이밖에도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우선 특수 방호차량인 벤츠 S600 가드는 물론 GM의 캐딜락 드빌 리무진과 포드의 링컨 컨티넨털, BMW 등 전용차량이 마련돼있다. 미사일 추적 기만장치와 적외선 방해장치 등 각종 첨단 장치가 장착된 전용 헬기(S-92)를 탈 수 있다. 물론 '공군1호기'인 대통령 전용기와 대통령 전용 열차도 제공된다.
한편 이 대통령의 임기개시를 축하하는 취임 전야제 행사가 전날 밤 11시30분부터 1시간 가량 서울 보신각에서 진행됐다.
제17대 대통령 임기의 공식 시작을 알리는 서울 보신각종이 25일 0시에 33번 울렸다. 보신각종 타종은 전국 16개시도와 재외동포 중에서 선출한 국민대표 17인과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박범훈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17대 대통령을 상징하는 17인의 국민대표 중에는 고시공부를 포기하고 자동차 정비공으로 '작은 행복'을 누리는 정상원씨(33. 서울), 미국 듀크대 등 11개 대학교에 합격하고도 국내 대학에 진학한 안재우 학생(22. 대전),세계적인 역도선수 장미란씨(24. 경기) 등이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공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면서""(국민들이) 나라 걱정 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일하고 싶은 사람일하고, 배우고 싶은 사람 마음껏 배우게 하겠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게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겠다"고 말했다.
팝페라가수 로즈장과 바리톤 최연수 교수의 축하공연으로 분위기를 한껏 돋웠고 탤런트 송윤아씨가 김종해 전 한국시인협회장이 지은 축시를 낭독하며 이명박 시대의 개막을 알린다. '대한민국, 당신의 이름을 하늘에 펄럭이며'라는 제목의 축시는 "이 땅을 살고 있는 누구에게나/ 저마다 소중히 달고 있는 당신의 이름표/ 죽을 때까지 달고 있는 당신의 이름표/ 우리들 가슴속에 깃발처럼 펄럭이는/ 대한민국, 당신의 이름"이라며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우면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