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취임식 직후 청와대에서 발빠른 4강외교를 벌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취임식 축하사절단으로 방한한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의 주요 인사들과 잇따라 회담을 갖고 북핵, 경제 협력 등 각종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취임 후 처음으로 청와대 접견실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와 첫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2005년 6월 중단됐던 양국정상간 '셔틀외교'를 복원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4월중 일본을 방문하고, 후쿠다 총리는 하반기에 다시 방한한다. 두 정상은 청와대에서 가진 첫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하고, 1980년대 중단된 양국 경제각료회의도 복원키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양 정상은 이어 가진 40여분 동안의 정상회담에서 셔틀외교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 오는 7월 홋카이도에서 열리는 G8(서방선진 8개국) 정상회의 등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이 대변인은 "회담에서 후쿠다 총리가 양국간 투자활성화와 재계의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만드는 방안을 제기했고, 이 대통령은 공감을 표시했다"며 "경제협력기구의 공식 명칭은 추후 결정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품소재 등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간 협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후 2시50분 탕자쉬앤(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을 만나 북핵 문제를 비롯해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탕 국무위원은 오는 8월 베이징 올림픽과 10월 열리는 아시아, 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오후 5시에는 빅토르 주프코프 러시아 총리와도 만나 자원 외교를 포함한 양국 우호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곧바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을 면담했다. 한미 동맹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이 대통령은 라이스 장관과 회담을 통해 4월 중순 미국 방문과 함께 북핵 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로 장기 교착에 빠진 6자회담을 재개하는 방안 등에 대한 협의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4강 외빈과의 접견에 이어 오후 6시30분부터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전 말레이시아총리와도 접견을 갖고 양국 우호증진 방안 등에 의견을 나누는 등 대통령으로서의 첫 외교전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