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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론이냐 견제론이냐?

김부삼 기자  2008.03.14 1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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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출범은 10년만의 정권교체라는 면에서 지난 노무현 정부 출범과는 다른 파장을 정치권 안팎에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한국정치의 메카 '여의도'는 요즘 총탄이 날리는 전쟁터도 지금 '공천' 문제로 난리인 정치권 보다 조용할 듯 싶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각각 '개혁공천'을 천명하고 현역의원들을 대폭 물갈이하는 공천작업을 진행하면서 생사가 갈린 의원들은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는 등 운명이 왔다갔다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경쟁하듯 텃밭에서 대폭적인 현역의원 물갈이를 단행했다 공천결과 유권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총선 정국 의석수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당의 '텃밭공천' 결과를 놓고 탈락자들의 반발과 계파간 갈등으로 후폭풍이 불고 있는 것. 지난 13일을 기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화약고'의 뇌관을 일제히 터뜨리면서 수면 아래 잠자던 불만은 행동으로 옮겨질 조짐이다. 특히 친이-친박의 세싸움이 치열했던 한나라당은 자칫하면 총선을 코앞에 두고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물론 각 당 공심위가 객관적 기준에 의거해 내린 결정이라면 탈락 현역들의 반발은 명분이 없다.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해도 유권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먼저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서울 도봉갑에 김근태, 중랑을 김덕규, 도봉을 유인태 의원 등 추가로 48명의 공천 내정자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공천 내정에서 탈락한 현역 지역구 의원은 김형주(광진을), 이근식(송파병), 이원영(경기 광명갑), 이상민(대전 유성) 등 4명이며 영등포갑에 공천 신청한 비례대표 김영대 의원도 탈락했다.
서울 광진을에는 추미애, 송파병에는 김성순 전 의원이, 영등포갑에는 비례대표인 김영주 의원이, 경기 광명갑에 백재현 전 광명시장, 대전 유성에 정병욱 전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 이사장이 각각 공천 내정됐다.
서울 지역은 우상호(서대문갑), 민병두(동대문을), 유기홍(관악갑), 최규식(강북을), 노웅래(마포갑), 정청래(마포을), 이목희(금천) 등 현역 의원들이 대거 공천됐다. 이광재(태백, 영월, 정선), 김원웅(대덕), 김부겸(군포) 의원 등도 공천 내정 명단에 올랐다.
호남에서는 이강래(전북 남원,순창), 정세균(진안, 무주, 장수, 임실), 김성곤(전남 여수갑), 주승용(여수을), 최인기(나주, 화순), 우윤근(광양), 유선호(장흥, 강진, 영암), 이낙연(함평, 영광, 장성)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앞서 민주당은 문화관광장관을 지낸 3선의 정동채 의원 등 호남 현역 의원 9명과 충남의 이인제 의원을 탈락시켰다. 낙천 대상에 오른 호남권 의원은 전북 지역의 한병도(익산갑), 이광철(완산을), 채수찬(전주 덕진) 의원, 전남의 이상열(목포), 신중식(고흥, 보성), 채일병(해남, 진도), 김홍업(무안, 신안) 의원, 광주의 정동채(서을), 김태홍(북을) 의원 등 모두 9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도 이날 '공천 화약고'인 영남권 심사에 착수,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50여개 지역구를 대상으로 마무리 작업을 벌여 결과를 내놨다.
영남권 전체 68석중 한나라당 의석은 62석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김광원(경북 영양, 영덕, 봉화, 울진), 김용갑(경남 밀양, 창녕) 의원 지역구와 현역 의원이 단수 후보로 확정된 10곳을 빼면 '물갈이' 대상은 50곳이다.
과연 뇌관을 건드릴 수 있을지 여부를 놓고 당내에서는 물론 유권자들의 관심마저 집중된 상황이었지만 안강민 위원장이 이끄는 공심위는 향후 탈락자들은 당에 봉사할 경우 가산점을 부여해 생환시키겠다는 약속과 함께 폭탄을 터뜨렸다.
이날 공심위 영남권 공천심사 결과 발표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박희태 국회부의장과 친박 핵심 김무성 최고위원 등 현역 의원 25명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은 대구 박종근, 안택수, 이해봉, 김석준 의원, 경북 권오을, 이상배, 임인배, 이인기, 김재원, 김태환 의원, 부산 권철현, 김무성, 정형근, 엄호성, 유기준, 이성권, 이재웅 의원, 울산 강길부 의원, 경남 박희태, 이강두, 김기춘, 김명주, 김양수, 김영덕, 최구식 의원 등 25명이다.
한나라당 영남지역의 현역의원 교체율은 43.5%이며 전체 245개 선거구중 224 선거구에 공천내정자를 확정해 91%를 기록했다.
대구 달서병과 경북 김천 부산 남구을, 통영, 고성, 양산, 남해, 하동은 전략지역으로 선정했으며 경남 밀양, 창녕은 보류지역으로 결정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 측은 김무성 최고위원을 비롯해 박종근, 이해봉, 이인기, 김재원, 김태환, 엄호성, 유기준, 이강두, 김기춘 의원 등 10여 명이다.
친이측도 박희태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안택수, 김석준, 권오을, 정형근, 김양수, 최구식, 이성권, 이재웅, 권철현 의원 등 10여 명이다. 특히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무성 최고위원이 이번 공천에서 탈락해 파문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자세한 내용은 시사뉴스 창간20주년 326호 특집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