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학생들이 실종 83일만에 모두 유괴돼 살해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혜진-우예슬양 유괴, 실종 사건의 유력 용의자 정모(39) 씨가 범행일체를 자백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7일 오후 "정씨가 이혜진(11)양을 살해, 암매장한 사실을 자백했고 우예슬(9)양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보령에서 체포돼 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던 정씨는 완강하게 범행사실을 부인해오다 렌터카 혈흔 등 피할 수 없는 증거제시에 결국 '이혜진(11)양을 살해, 암매장했다'고 자백했고 '함께 실종됐던 우예슬(9)양도 살해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정씨가 여전히 범행 동기나 과정 등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어 범행을 확실히 입증할만한 보다 객관적인 추가 증거물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김병록 형사과장은 "계속 조사를 하고 있는데 정씨가 여전히 (진술을)횡설수설하고 있다"며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말하지 않고 '누군가의 시신을 버렸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단 정씨가 시신을 버렸다고 밝힌 장소에 수사대를 급파,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우양의)시신을 찾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3시쯤 수사본부가 차려진 경기안양경찰서를 찾은 이혜진양의 어머니 이모씨는 "혜진이의 얼굴도 못보고 화장했다"며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아는 사람인지 확인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안양경찰서 현관 앞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여 "어떻게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되는 아이들을 죽이고 토막을 낼 수가 있느냐"며 "얘들이 얼마나 공포에 떨었을까..."라며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