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 결과를 놓고 장고를 거듭해 온 박근혜 전 대표가 21일 한나라당 공천장을 받은 '친박(친 박근혜)' 측근들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했다. 지난12일 공천 결과를 표적 공천이라며 강하게 비판, 공식 행보를 자제해온 지 나흘만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 군포 유영하 후보 선거사무실과 경기 고양 덕양갑 손범규 후보 선거사무실, 경기 고양 덕양을 김태원 후보 선거사무실을 연달아 찾았다. 이들은 모두 '친박계(친 박근혜)' 로 분류되는 후보들.
박 전 대표는 유 후보에 대한 격려사에서"탄핵 역풍에서 치러진 지난 17대 총선에서 능력 있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낙선하는 모습을 보고 참 가슴이 아팠던 기억을 지금도 갖고 있다"면서"그 대표적인 경우가 유 후보였는데 오늘 개소식 하는 모습을 보니 내 섭섭했던 마음도 다 풀어지는 것 같다"고 유 후보를 격려했다. 그러면서"능력 있고 믿을 수 있는 유 후보와 같이 일할 수 있었던 것을 내 큰 행운으로 생각한다"며"유 후보가 군포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개소식 축사 곳곳에서 정치를 하는 과정에서 믿음과 신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깨어진 신뢰'라는 현재 상황에 대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김태원 예비후보 사무실에서는"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신뢰"라며"약속을 하는 사람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남색 정장에 꽃무늬 블라우스를 입은 박 전 대표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경호는 철통 같았지만 구름같이 몰려든 청중들과 악수와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개소식에는 이혜훈 의원(서울서초갑), 구상찬 예비후보(서울강서갑), 이정현 특보 등이 함께 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친박 인사들의 잇따른 공천 탈락과 거취 문제 등에 대한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나중에 한꺼번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대구에 내려간 뒤 도와달라고 하면 올라올 수 있느냐' 는 질문에 "내려간 뒤에 봐야죠"라고 답해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