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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 격전지②] 수도권이 요동친다!!

김부삼 기자  2008.03.22 1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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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본격적인 총선전에 돌입한 가운데 정동영 대 정몽준(동작을), 이재오 대 문국현(은평을), 손학규 대 박진(종로) 등 거물급이 맞붙고 있는 3대 격전지에선 안정론 대 견제론과 대운하 찬반양론 등 굵직한 핫이슈들이 부상하면서 이들의 혈투는 최대 흥행 카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 내 빅매치는 여야의 명예를 건 한판승부로 그 어느쪽이든 승자는 승리를 발판삼아 대권반열에, 패자는 정치적 치명타와 함께 정계은퇴까지도 염두해야 할 상황이 초래될지 몰라서 더욱 관심사가 되고 있다.
서울동작을에 이어 서울 은평을 지역도 친이명박계 실세인 이재오 의원과 대선후보였던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격전을 벌이고 있다. 은평을 지역민들도 지역 개발을 위해 '힘있는' 의원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한반도 대운하에 '한눈을 파는' 이재오 의원을 견제해야 한다는 견해가 맞서면서 양측의 대결은 한치 앞이 어둡다.
여기다 문 대표의 은평을 출마는 이 지역을 현직 대통령의 핵심 공약을 검증하는 상징적 무대로 급부상시켰다. 은평을 지역구는 뉴타운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낙후지역이 남아있고, 충청, 호남 출신이 약 4분의 1씩을 차지해 누구도 섣불리 승리를 자신하지 못하는 곳이다.
이에 따라 지역기반이 취약한 문 대표 측은 한반도 대운하라는 거대 이슈를 통해 바람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은평을 선거 결과를 경부운하에 대한 국민의 판단으로 보자고 제안할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도 경부대운하 저지라는 국민여망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의원 측은 대운하 공세에 무시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할 강력한 여당 후보론으로 지지를 호소할 생각이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그동안 중앙 정치에 치중한 것은 정권교체로 여당의원이 돼야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한반도 대운하는 대선공약이었지, 은평과는 무관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초보 철새 정치인에게 은평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송미화 민주당 후보는 "큰 인물을 외치는 이 의원은 중앙에서 하면 되고, 문 대표가 내세우는 대운하 반대는 사회적 여론수렴이 필요한 문제"라며 "종합터미널, 시립대학 유치 등 구체적 발전구상을 갖춘 '지역 일꾼론'으로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1일 공개된 여론조사결과 이재오 의원은 문 대표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나라당 진영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 21일 동아일보와 MBC가 공동으로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은평을에서 문 대표가 42.6%, 이 의원이 37.5%로 5%포인트 정도 앞섰다. 이 날짜 한국일보 조사에서는 문 대표가 42.7%, 이 의원이 31.7%로 9%포인트 정도로 격차가 났다.
이런 현상에 대해 창조한국당 측은 "대운하에서 반대 전선이 뚜렷하다"면서 "문 대표는 대운하 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목숨걸고 반대한다'는 기치까지 세웠다"고 밝혔다.
이는 이 대통령의 야심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의 '전도사'로 불릴만큼 대운하 추진 의지를 보인 이 의원과 문 대표는 '운하 추진 반대'라는 점에서 극명한 대립전선이 서 있다.
게다가 통합민주당은 현재 문 대표와 전략적 공조차원에서 지지율 5% 정도를 기록하고 있는 민주당 송미화 전 서울시의원의 후보단일화 추진도 고려하고 있어 반(反)한나라당 세력들은 이번 총선 쟁점으로 '대운하 반대'를 적극 부각, 결집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또 "대선후보로서 문 대표가 가진 색깔, 능력, 깨끗함 등이 기존 정치인인 이 의원과 다른 인지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한 문 후보 자신이 이번에 '사즉생'의 각오로 총선에 출마한 정치적 결단이 유권자들에게 표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단기간에 걸쳐 보여준 '실정' 때문으로도 볼 수도 있다"면서 "인사문제 등 실정적 측면이 한나라당 지지도 추락을 가져왔고 이재오 의원이 대통령 '2인자'라는 것에서 오는 국민적 '반감'도 한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아마 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운하 추진 때문인 것 같다. 이 의원이 그것에 앞장서서 그런 것 같다"면서 "하지만 당에서 운하를 추진하는 것과 지역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측근은 "지역 발전과 지역을 잘 돌볼 수 있는 사람은 이 의원"이라며 "아마 문 대표가 대선후보였기 때문에 잠시 지지율이 오른 것이지 시간이 지나면 점차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안이하게 생각하거나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조직이 있다. 네거티브나 이런 것은 하지 않고 지역구를 위해 우리 일만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의원도 모 언론과의 인터뷰 여론조사에서 문 대표에게 밀리는 것과 관련, "우리는 일주일 단위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우리가 의뢰한 곳에서는 지금도 문 대표보다 10%, 당선 가능성 30%를 앞서고 있다"고 개의치 않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