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생 유괴. 살인사건의 피의자 정모(39)씨는 범행동기에 대해 22일"술을 마시고 본드를 흡입해 몽롱한 상태에서 두 어린이를 성추행 했으며, 이를 가족들에게 알릴까 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또 2004년 군포에서 실종된 40대 여성도 자신이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정씨는"사건 당일(지난해 12월 25일)이 성탄절이라 외로워서 술을 마시고 본드를 흡입한 몽롱한 상태에서 오후 6시께 담배를 사러 갔다가 이혜진(11). 우예슬(9)양을 만났고 두 어린이의 어깨를 잡았다가 반항해 조용히 하라고 위협한 뒤 집으로 데려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정씨는 환각상태에서 두 어린이의 옷을 벗겨 몸을 만지는 등 1시간 가량 추행했고, 두 어린이가 가족들에게 (추행당한 사실을) 알릴 것을 우려해 오후 7시께 두 어린이의 입과 코를 막아 살해했다고 범행과정을 밝혔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사건 당일 오후 9시50분께 렌터카를 빌리고 화장실에서 두 어린이의 시신을 처리한 뒤 이튿날 오전 2~6시, 렌터카를 이용해 이양의 시신은 수원 호매실나들목 인근 야산에, 우양의 시신은 시흥 군자천에 차례로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아이들의 어깨를 만지자 소리를 쳐 골목길 담벼락에 밀어붙여 죽였다' 는 당초 진술을 번복, 범행동기를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며"이번 진술은 정황상 진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정씨가 2004년 7월 군포시 금정동에서 실종된 정모(당시 44세)여인을 금정동의 한 모텔에서 살해한 뒤 시흥 월곶쪽의 다리에서 시신을 바다로 던져 버렸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1시부터 피의자 정씨를 상대로 유괴지점인 동네 골목길, 시신처리장소인 정씨의 집, 시신유기지점인 수원 호매실나들목 인근 야산과 시흥 군자천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정씨는 자신의 반지하 전셋방에서 마네킹을 이용해 두 어린이의 코와 입을 막아 질식시키고 화장실에서 시신을 훼손하는 과정을 재연했다.
정씨는 또 이 양의 시신 암매장장소인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과천-봉담간고속화도로 호매실나들목 인근 야산으로 이동해 이 양을 파묻는 장면을 범행당시와 똑같이 되풀이했다.
이어 정씨는 우 양의 시신유기지점인 시흥시 정왕동 군자천으로 검증장소를 옮겨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도 재연했으며 현장검증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 끝났다.
경찰은 현장검증 장소 주변에 8개 중대 800명의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일부 주민들은 계란을 던지며 분노감을 표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