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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風 당권경쟁 조기 점화되나?

김부삼 기자  2008.04.10 2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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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의석을 얻었지만 턱걸이에 그치면서 총선 후 집권여당 내 평지풍파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일총선이 끝나면서 사실상 한나라당내 당권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총선성적표에 따른 도전자간에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전 풍찬 노숙했던 한나라당의 대표자리가 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자 역할에 머물렀다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의회권력까지 거머쥔 현재 당대표의 체급은 '슈퍼헤비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현재 당권 타이틀매치에서 예상되는 선수군은 강재섭 대표, 대선 직전 한나라당에 합류한 정몽준 최고위원과 영원한 히로인 박근혜 전 대표로 압축된다.
총선 득표결과에 따라 '빅3'의 운명은 제각각 갈리는 모양새이지만 오는 7월 치러질 당권경쟁에서 승기를 잡는 쪽은 향후 5년간 새 정부와 호흡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를 발판으로 차기 대선까지도 유리한 고지에서 도전할 수 있게 됨이 확실하다.
◆당권 타이틀 매치 본격 시작, 최후 승자는?
우선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 향후 당권 경쟁에서 다소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과반의석을 넘겼지만 153석에 그치면서 모든 상임위를 점유할 수 있는 168석에 크게 못미치는데다 이명박 정부의 각종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친박계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당 공천심사결과에 불만을 품고 외도를 택한 친박연대가 14석을 획득하고 김무성-유기준 의원 등 무소속 연대가 선전하면서 이들이 힘을 합할 경우 교섭단체 구성도 수월한 상황.
김 의원 등이 '조건없는 복당'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으로서는 안정적 의석확보 차원에서라도 이들의 귀환을 허용해야할 상황이다. 협상이 진행되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친박연대 및 무소속 연대의 최대 주주가 박 전 대표라는 점에서 그의 당내 입지가 강화되는 것은 물론, 향후 당권경쟁에 유리한 토양을 마련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갖게 된 것.
더욱이 한나라당의 과반의석 턱걸이가 새 정부의 잇따른 실책은 물론, 친박계 숙청 등 공천파동에 따른 결과물임을 부정할 수 없게 되면서 그동안 "공천을 당헌, 당규에 따라 공정하게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태였다. 기본이 무너져 버리는 바람에 당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결과"라고 한 박 전 대표의 지적이 적중한 모양새다.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지역이 늘어나면서 "박근혜 없이 선거를 어떻게 치르나"라는 푸념이 곳곳에서 들렸고, 실제 그가 지원유세를 보이콧하고 대구행을 택하면서 총선현장에서는 '박근혜 파워'를 실감해야했다.
친박연대 및 무소속 연대가 철저히 '박근혜 마케팅'을 통해 살아남았다는 점도 그 이름값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따라서 친박계 숙청을 단행한 친이계나 이명박 대통령도 앞으로 박 전 대표와 관계 복원을 염려해야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만년 무소속 생활을 청산하고 대선직전 이 대통령을 지지한 정몽준 최고위원은 짧은 시간에 제대로 베팅을 한 케이스.
한나라당 내 입지가 전무한 상황에서 대선 때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최고위원의 반열에 오른데다 수도권득표 전략에 따라 지역구인 울산을 포기하고 서울 동작을에 출마, 당당하게 국회에 재 입성함으로써 '몽 파워'를 입증하게 됐다.
정 최고위원은 특히 총선 기간 '뉴타운 발언 논란', '성희롱 파문' 등에도 불구하고 통합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전 장관과 맞붙어 압도적으로 승리함으로써 총선 후 가장 큰 수혜를 누리게 됐다.
그 또한 자신감에 휩싸였다. 지난 9일 오후 방송 4사의 출구조사 발표 직후 그는 총선 후 행보와 관련해 "동작을 주민들이 나를 뽑아 준 것은 한나라당이 여당다운 여당, 책임지는 여당의 모습을 갖추는 데 나도 힘껏 일하라는 뜻"이라며 "전당대회 참가를 생각해 보겠다"고 당권 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의 압도적 승리를 전제로 신흥주류로의 급부상이 예상됐던 강재섭 대표의 경우 '지도부 책임론'에 직면하게 됐다. 강 대표는 당초 목표치를 낮게 잡고 "150석에서 한표만 더 달라"며 "과반의석을 얻고도 잘못하면 심판을 받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결과론적으로 과반의석을 넘겼지만 지난 대선기간 한나라당이 받은 지지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성적표인 것이다. 168석의 확보를 위해서는 친박계에 대한 '러브콜'을 해야하는 상황이며 향후 당권경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총선 불출마라는 카드를 던지며 전력투구했지만 박 전 대표와 척을 진데다 공천파동을 겪으며 지도력에 흠집이 난 점, 당내 좌파세력이 그리 튼튼하지 못한점, 총선 불출마로 원외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많은 핸디캡을 안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그는 이방호 사무총장과 더불어 친박연대 및 무소속 출마자들에 대한 '복당불허 방침'을 천명한 상태이고, 당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이었지만 그들의 '박근혜 마케팅'을 비판하며 외관상 '박근혜 때리기 선봉'에 서왔던 터이다.
◆문제는 친박계 복당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한나라당 당권경쟁에서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앞서 말한바와 같이 친박계 복당여부다.
과반의석을 턱걸이한 한나라당 내에서는 벌써부터 이들의 복당여부를 허용할 것이냐를 놓고 크게 요동치고 있으며 '복당 불가'를 외치던 강재섭 대표는 "검토해봐야 한다"는 유보적 입장으로 돌아섰으나 안상수 원내대표는 여전히 "복당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등 여론이 갈리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주간시사뉴스 창간20주년 328호 커버스토리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