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씨, 여기는 청와대입니다. 잘 들립니까?"
"네, 잘 들립니다. 이 시간을 위해 우주정거장에 태극기를 걸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12일 우주정거장에 머무르고 있는 이소연씨와 역사적인 화상대화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10분 가량 SBS를 통해 생중계된 화상통화에서 "이 시간을 위해 가슴에 태극기까지 달고 나왔는데 거기가 우주정거장이 맞나요. 아주 가까이 보는 것 같다"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그러자 이씨는 인형을 공중에 띄우며 "(무중력상태에서) 인형이 떠다니는게 보인다"며 "제가 우주에 있다는 게 실감이 나시나요"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우주생활이 어떠냐. 얼굴표정은 밝아 보이는데 힘이 안 드는가"라며 안부를 물었고, 이씨는 "하루 이틀 힘들었는데 오늘 매우 좋아졌다. 오늘 대통령을 만나는데 그동안 컨디션 걱정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주에서) 대한민국 보니까 아름답지 않으냐. 지구가 제일 아름다운데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씨는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지구 전체가 너무 아름답다"고 호응했다. 이씨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우주정거장의 우주인들을 하나하나 소개하자 이 대통령은 "볼쇼이 스파씨바"(매우 고맙습니다) 러시아어로 인사말을 건네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씨는 "오늘이 지난 1961년 처음으로 인류가 우주비행을 한 날"이라며 "특별하게 한국음식을 가져와서 우주인들과 나눠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김치, 라면, 수정과, 홍삼차 등이 든 비닐포장을 내보이기도 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아주 알뜰하게도 챙겨갔다"고 칭찬했다.
특히 이날 통화에서 이씨는 국내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이씨는 "다른 한국 우주인들도 어서 빨리 우주에 올 수 있도록 한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대통령께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씨는 또 "우주에 오게 되니 과학기술의 대단함을 느꼈다"며 "4월22일 '과학의 날'에만 과학을 이야기하지 말고 365일 내내 과학을 이야기해서 (국민들도) 우주에 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학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이씨의 부탁에 "21세기는 우주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면서 "우주과학시대를 여는데 힘을 다해서 말 그대로 과학인이 존경받고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국가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최대한 쏟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위를 크게 선양해 이소연씨가 너무 자랑스럽고 무사히 돌아오도록 기도하겠다. 돌아오면 청와대에 한번 와서 청소년들에게 희망있는 얘기를 들려달라"고 당부했고, 이씨는 "청와대 꼭 갈테니 잊어버리시면 안된다"며 환히 웃었다.
이씨는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어제 밤 힘들게 머리를 감았다"며 머릿칼을 공중에 띄웠다. 이 대통령이 "더욱 예뻐 보이는데 화장을 했냐"고 묻자 이씨는 "여기서는 화장품을 쓸 수가 없다. 쌩얼이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