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정계은퇴를 선언한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21일 "어떻게 잡은 정권인데 출범 100일도 안돼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느냐"며 "국회를 떠나는 마당에 걱정이 태산같다"고 정부여당에 마지막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미FTA 비준 동의 촉구 결의대회 의원총회에 참석해 "오늘은 당대표와 동료 여러분에게 한마디하고 떠나겠다"면서 "지금 한나라당이 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먼저 "한미 FTA를 꼭 통과시키자는 것이라면 우리가 최선을 다했는지 ▲과거 야당식의 언론플레이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미FTA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왜 쇠고기 협상을 먼저 했는지 ▲전략적으로 미스(실수)한 게 없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차기 당대표를 '관리형 대표' 주장에 대해 "본래 관리형 대표란 대통령이 당총재를 겸임할 때 대표가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며 "지금 관리형 대표가 되면 어떻게 대통령을 도와주고 감시하고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중진들이 당대표가 재미없고, 국회의장이 되면 대우도 받을 수 있으니 국회의장을 지원한다는 보도가 나온다"며 "내가 희생하더라도 당대표를 맡아 대통령과 함께 이 나라를 책임지고 국민이 원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분들이 여러 사람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에 대해 'CEO(최고경영자)와 대통령은 다르다. 혹독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등 쓴소리도 많이 했다"며 "왜냐하면 어떻게 하든 이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선 쓴소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날 '한미 FTA 비준 촉구 결의대회'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불가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경우 임채정 국회의장에 대한 직권상정 촉구와 농성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압박을 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내일(22일)도 계속 거부 입장을 견지하고 임채정 의장이 직권상정을 못한다고 한다면 농성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매일 결의대회나 농성 등을 통해 우리의 의지를 관철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