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28일 미국산 쇠고기 협상 고시 이전 국민과 야당의 제안을 최대한 수용, 재협상에 가까운 내용을 담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민주당 '한미 쇠고기 재협상 추진 대책위원회'(위원장 최인기) 위원들과 면담을 한 자리에서 "고시 기간 중 재협상에 가까운 추가 협의 내용을 담지 않으면 국민들이 화난 민심을 누그러뜨리지 않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간 여러가지 조약이든 협정이든 때로는 국익을 위해 지켜야 할 부분도 있다"며 "국민들이 원하는 내용을 최대한 담아내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장관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정부 대표단의 미국 현지점검 결과를 설명하면서 "미국에서 수출하는 620개 도축장 중 우리나라가 승인한 30개의 우수한 도축장으로, 보고대로라면 양호한 상태"라며 안심해도 괜찮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인기 위원장은 "지금 상태에서 장관고시를 강행하게 된다면 성난 민심에 기름 붓는 격"이라며 "고시 강행시 정부에 엄청난 재앙과 국민, 야권 투쟁에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그는 "고시가 발효되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원점에서 검토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직접 미국과의 접촉을 통해 난국을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문하기도 했다.
추진위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종률 의원도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진전된 느낌을 받아 그나마 다행"이라며 "고시의 취지를 이 시점에서 고민하고 검토하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 일단 고시되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국민의견 334건을 검토한 회신을 고시전에 발표하지 않는다'는 정 장관의 말에 "고시전에 내용을 발표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국민의 의견을 만든 입법예고의 취지가 달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어제 총리에게도 우리의 인식을 전달했는데 기본적으로 정부와 국민, 야당 사이의 인식이 건널 수 없는 강처럼 크다"면서 "고시를 앞둔 주무장관으로서 취지를 원점에서 고민하고 더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