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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中지진 참사 "나도 눈물이 난다"

김부삼 기자  2008.05.30 2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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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중국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30일 오후 유령의 도시처럼 폐허가 된 중국 쓰촨(四川)성 두장옌(都江堰)시 대지진 참사현장을 찾았다. 외국 정상으로서는 첫 방문이다.
두장옌시는 이번 대지진의 진앙지 원촨(汶川) 인근의 인구 60만 도시로, 쓰촨성 청뚜(成都)에서 1시간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지진피해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다.
2500여년 전 진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수리시설 등 역사적 유적지가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쓰촨성 장쥐펑(蔣巨峰) 성장은 전용기 편으로 청뚜공항에 도착한 이 대통령을 향해 눈물을 보이며 "방문해 준데 대해 쓰촨성 주민을 대신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하루 빨리 복구하길 바란다"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도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전날 구호물품을 싣고 중국 내륙에 도착한 우리 공군 수송기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곧바로 미니버스를 타고 두장옌시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황옌용(黃彦蓉) 쓰촨성 부성장으로부터 지진피해 규모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발전소도 파괴가 됐다는데 그럼 전기는 어떻게 하나", "완전히 도시를 새로 지어야 하는 수준"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현장을 둘러본 이 대통령은 먼저 중국 런민(人民)은행 건물이 무너진 자리에 도착, 참담한 심정으로 폐허가 된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도시가 완전히 비었다"면서 두장옌시 당국자에게 복구대책 등을 물었다.
이 대통령은 200여m를 걸어서 이동한 뒤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까지 들어가 피해 현상을 살폈다. 인근 주민들에게 "중국이 가까운 이웃인데다 베이징에서 환대를 받았는데 그냥 안들리고 가기가 마음편치 않아 들렀다"면서 "빨리 복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들은 "정말로 감사하다", "한국에서 지원해 줘서 고맙다"면서 감사를 표시했고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 50여명도 박수로 이 대통령을 맞았다. 이 대통령은 한 학생으로부터 빨간 스카프를 선물로 받고 즉석에서 빨간 스카프를 목에 두른 채 4-5명의 아이들을 차례로 껴안아 주면서 볼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재민촌을 떠나면서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국민을 대표해 크게 위로를 드린다. 여러분이 희망과 용기를 갖길 바란다"면서 "중국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도와주고 있으므로 큰 힘이 될 것이다. 저희들도 여러분을 사랑하고 위로하며 돕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전화를 통해 "중국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중국 쓰촨성에 왔다. 와보니 대부분 건물들이 파괴됐고 텐트나 담요도 필요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추가지원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CCTV, AP통신, 싱가포르 CNA방송 등 20여 곳의 언론들도 이날 이 대통령의 쓰촨성 방문 현장을 취재했다.
중국 측에서 장쥐펑 쓰촨성 성장과 양제츠 외교부장, 허야페이 외교부 부장조리 등이, 우리 측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장광일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이 수행했다.
이 대통령은 청뚜공항에서 쓰촨성에서 살고 있는 우리 교포들과 '미니 간담회'를 가진 뒤 전용기편으로 밤늦게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