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2개 지역에서 실시된 6·4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기초단체장 및 광역·기초의원)에서 한나라당이 참패로 끝났다.
기초단체장 선거가 치러진 9곳 가운데 6곳에 후보를 공천한 한나라당은 경북 청도 한 곳에서만 당선자를 냈다. 한나라당이 패배한 5곳 가운데 4곳은 지난 4.9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승리한 지역이다.
선거의 승부처로 여겨졌던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은 전패를 가까스로 모면할 정도였다. 특히 텃밭인 영남에서도 무소속에 밀렸다. 잘못된 한·미 쇠고기 수입 협상에 따른 여권에 대한 성난 민심과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에 대한 냉혹한 평가가 재·보선 표심으로 표출됐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승리와 한나라당의 총선 과반 달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수도권에서 치러진 3곳(서울 강동, 인천 서구, 경기 포천)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단 한 곳도 당선자를 내지 못했고, 수도권 16곳에서 실시된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에선 단 2곳에서만 당선되는 수모를 당했다.
최대 격전지였던 서울 강동구청장 선거에선 민주당 이해식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여유있게 앞서며 과반의 득표로 낙승했다. 이 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56%를 득표, 22.4%를 얻는 데 그친 민주당 정동영 후보를 압도한 곳이다. 민심이 무섭게 돌아선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9곳의 기초단체장 선거 중 3곳(서울 강동, 인천 서구, 전남 영광)에서 승리하고 있으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에서 각각 13곳과 6곳에서 앞서거나 승리하는 등 선전했다.
자유선진당은 광역 및 기초 의원 선거에서 각각 2곳씩 당선자를 냈고, 민주노동당은 광역의원 선거구 1곳에서 우세를 보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지도부에서는 책임론이 일 것으로 보이며, 촛불시위로 이어지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재보선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한다”면서 “이번 선거는 국민들께서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 어린 질책을 보여주신 것으로 반성과 자성의 기회로 삼을 것이다. 선거결과를 떠나 지역 주민의 소중한 한 표 한 표의 의미를 깊이 새기고,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이후 민심을 더욱 살피면서 국민과 소통하는 정치, 국민과 호흡하는 정치, 민생을 최우선하는 정치를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재보선의 민심은 쇠고기 재협상을 반드시 관철하라는 것으로 민주당은 쇠고기 협상 무효화와 전면적인 재협상을 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받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 대변인은 또 “이번 선거결과는 이명박 정권 100일에 대한 총체적 불신임을 보여 준 것이다.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실정과 무능에 대한 국민적 평가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은 오늘의 결과를 바탕으로 쇠고기 불안, 물가폭등, 사교육비 증가 등으로 불거진 성난 민심을 겸허히 수용해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는 강한 야당, 정책 야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이번 선거는 이 정부의 오만과 독선 행보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이라면서 “전국정당을 위한 노력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로 겸허히 받아 들인다”고 밝혔다.
한편 18대 국회 들어 처음 실시된 이번 재보선의 투표율은 23.2%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25 재보선 당시의 27.7%보다 4.5%포인트 낮고, 역대 최저 기록인 2000년 6·8 재보선(21.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이다..
◆다음은 6.4재보선 당선자 명단
기초단체장(9명) = (민주 3, 한나라 1, 무소속 5)
▲서울 강동구 =이해식(민주) ▲대구 서구 =서중현(무소속) ▲인천 서구 =이훈국(민주) ▲경기 포천시 =서장원(무소속) ▲강원 고성군 =황종국(무소속) ▲전남 영광군 =정기호(민주) ▲경북 청도군 =이중근(한나라) ▲경남 남해군 =정현태(무소속) ▲경남 거창군 =양동인(무소속)
◆광역의원(29명) = (민주 14, 한나라 7, 선진 2, 민노 1, 무소속 5)
▲서울 광진구제4 =박래학(민주) ▲서울 강동구 제3 =양준욱(민주) ▲부산 서구 제2 =김종대(무소속) ▲부산 진구 제2 =김수용(한나라) ▲부산 동래구 제1 =전일수(한나라) ▲부산 수영구 제2 =전봉민(한나라) ▲대구 서구 제2 =나종기(무소속) ▲광주 남구 제1 =김선문(민주) ▲경기 수원시 제5 =이승철(한나라) ▲경기 의정부시 제2 =김경호(민주) ▲의정부시 제3 = 박세혁(민주) ▲안양시 제4 =정기열(민주) ▲안산시 제2 =이대근(민주) ▲안산시 제6 = 고영인(민주) ▲시흥시 제2 =김진경(민주) ▲안성시 제2 =송찬규(한나라) ▲광주시 제1 = 임종성(민주) ▲충북 청주시 제1 =김광수(민주) ▲충남 공주시 제1 =전인석(선진) ▲부여군 제1 = 박종근(선진) ▲전북 전주시 제3 =최형열(민주) ▲익산시 제3 =김상철(민주) ▲경북 안동시 제1 = 권인찬(무소속) ▲경남 창원시 제4 =손석형(민노) ▲경남 마산 제1 =황석현(한나라) ▲진주 제2 = 윤용근(무소속) ▲김해시 제4 =명희진(민주) ▲거제시 제1 =조기태(한나라) ▲제주도 제6 =박희수(무소속)
◆기초의원(14명) = (민주 6, 한나라 1, 선진 2, 무소속 5)
▲서울 마포구가 =천민식(민주) ▲서울 양천구사 =박정옥(민주) ▲광주 남구가 =남광인(민주) ▲경기 안양시라 =임문택(민주) ▲경기 안산시라 =송진호(민주) ▲경기 남양주시다 = 박유희(민주) ▲강원 태백시나 = 이한영(무소속) ▲충남 천안시다 =조강석(선진) ▲충남 천안시바 = 서용석(선진) ▲전남 광양시다 =박필순(무소속) ▲경북 포항시다 =이동찬(무소속) ▲경북 김천시사 =이선명(무소속) ▲경북 구미시사 =박광석(무소속) ▲경남 김해시바 =배창한(한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