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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총리·내각 일괄 사의 표명

김부삼 기자  2008.06.11 1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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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전원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내각 총사퇴 입장 발표에 대해 한나라당은 “안타깝지만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민심이 수습되고 이 정부가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통합민주당은 “인사실패, 국정혼란 등을 늦게나마 인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환영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오전 한 총리에게 주례보고를 받으면서 내각 일괄 사의 표명의 뜻을 전달받았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배석자 없이 한 총리와 독대한 이 대통령은 내각 총사퇴에 입을 굳게 다문 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괄 사의표명이지만 개각이 예정된 만큼 인사쇄신을 할 때 사표를 처리할 것”이라며 “국정 공백을 막으려면 국무위원들이 당분간 수석비서관들과 함께 자신의 직위에서 일해 줘야 하고 국무회의도 정상적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서는 “인사권자인 이 대통령께서 알아서 할 일”이라면서도 “상식적으로 사표를 전면 수리하면 전면 개각이나 거의 조각 수준의 개각이 될 텐데 다 상정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누차 말했듯이 소위 언론에서 말하는 ‘인적쇄신’은 아마 상황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절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당장 전면 개각 등 큰 폭의 인적쇄신을 하기 보다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청와대 내 인적쇄신에 대해서는 “아직 거기까지는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고, 특히 전날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의 사의표명에 대한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서도 “노코멘트”라며 입을 닫았다.
이 관계자는 이날 이 대통령이 한 총리에게 ‘촛불집회’ 참석자들의 안전을 당부한 것과 관련, “오늘 상황이 대규모 집회인데다 서로 뜻을 달리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이례적인 상황이라 혹시 하는 마음에 걱정한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뒀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안타깝지만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민심이 수습되고 이 정부가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윤선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며 국민과 소통하고 신뢰받는 정부로 거듭나길 바란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와 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구두 논평을 통해 “불과 100일 지난 정권이 청와대 수석과 내각의 총사퇴 의사를 표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은 정권의 불행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의 불행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이어 “재협상 관철과 국민의 요구에 부흥하는 인사쇄신으로 새 출발해야 한다”며 “인사쇄신만 하고 재협상하지 않으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재협상하지 않기 위해서 인사쇄신을 한다는 것은 논리의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진정성이 있는 반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국민적인 불행으로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현재 청와대 수석 개편과 관련해서 사퇴 영순위에 있는 수석들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고 있고, 내각 총사퇴와 관련해서도 정권의 필요에 따라 돌려막기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면 전환용이 아닌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철저한 인사검증 대책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