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전북 전주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도중 분신한 고 이병렬 씨의 영결식이 14일 오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치러졌다.
'고 이병렬 민주시민장 장례위원회'는 오전 8시 30분 이 씨의 빈소가 차려져 있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하여 서울대병원 후문 → 원남동 사거리 → 종로 4가 → 종각 → 서울광장까지 도보로 이동하여 영결식을 거행했다.
민주시민장으로 치러진 영결식은 이 씨의 가족과 친지,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아래 대책회의), 시민 1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추도사를 통해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 민중의 함성이 마침내 촛불의 바다로 일렁이고 있는데 당신은 왜 이렇게 누워계십니까"라면서 "당신은 어찌 아무 말도 할 수 없단 말입니까"라고 토로했다.
또 이 위원장은 "새로운 민주주의를 향해 꽃처럼 피어나는 촛불의 거리에서 간절한 염원 또한 촛불로 승화되고 있습니다"라며 "시대와 역사의 요구를 나의 요구로 깊이 받아들이고 깨끗한 양심으로 항거한 숭고한 뜻을 각인하겠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1학년생인 고다현 양은 추모사를 통해 "우리는 사람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정부와 다르기 때문에 이병렬 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고 양은 "이병렬 님이 태안에서 목숨을 끊은 우리의 어부님들처럼 잊혀지길 바라지 않는다"며 "저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병렬 님의 죽음을 아파하고 슬퍼하며 끝까지 촛불을 들고 싸우자며, 지쳐도 하나 둘씩 모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씨의 작은형 이용기 씨는 영결식에서 "광우병 쇠고기 수입도 동생의 죽음도 모두 되돌리고 싶다"면서 "다시는 무고한 생명이 희생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도 노력하고 동생과 시민들의 뜻을 받아들여 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영결식을 마친 장례 행렬은 차량을 이용해 분신한 장소인 전북 전주 코아백화점 앞에서 노제가 치러졌다.
시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한 노제에서는 문규현 신부의 추모사와 조시 낭독이 이어졌다.
노제를 마친 장례 행렬은 광주로 이동해 금남로에서 노제를 치를 예정이며, 광주 망월동 구 묘역으로 옮겨져 안장될 예정이다. 이 씨의 영결식이 있었던 이날 오후에도 촛불집회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