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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이틀째 파행운영‘곤혹’

김부삼 기자  2008.07.03 0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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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원구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도의회가 이틀째 파행 운영됐다. 한나라당이 의회직 독식 방침을 고수하고 있고 민주당은 본의회장 점거 등 강경책으로 맞서고 있어 좀처럼 의회운영이 정상화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2일 도의회에 따르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지난달부터 의장1석과 부의장2석 등 의회직에 대한 교섭을 8차례 가량 벌였으나 협상에 실패, 민주당은 지난달 27일부터 본회의장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이후 협상은 한발짝도 나가지 못했으며 결국 1일 본회의가 무산됐고 민주당의 점거농성은 이날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까지 한나라당은 ‘부의장은 물론 초선이 다수인 민주당 의원들에게 상임위원장직을 내줄 수 없다’고 고집하고 있다. 민주당도 ‘부의장이 2석인 것은 여야 간 견제와 균형을 통해 대화하고 타협함으로써 의회민주주의를 구현하라는 주민들의 요구’라고 맞서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도의회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데 대해, 우선은 제1당인 한나라당의 ‘책임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6·4보궐선거를 통해 지난달 13일 민주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등록했음에도, 한나라당은 이를 배려하지 않고 의원총회를 열어 부의장 후보 2명을 일방 선출했다. 지난 4대와 5대, 6대 때 부의장 1석을 소수 정당에 배려했던 관례를 뒤집으려 한 것이다.
4일에는 또 다시 의원총회를 열고 상임위원장 후보를 모두 배출하겠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 새 대표단의 협상력도 사실상 전혀 발휘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나라당 대표단은 부의장 후보 선출 이후 ‘당론’임을 내세워 재론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의회직 독점은 무리’라는 소속 의원들의 의견이 상당하지만 이를 꺼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그러면서 민생을 내세워 ‘특별위원장을 배려(?)하겠으니 본회의를 열자’며 소수당인 민주당의 ‘양보’만을 요구하고 실정이다.
한나라당 A의원은 “후반기 의장과 대표의원 선거 등과 맞물리면서 암묵적으로 지지성향의 도의원들에게 이미 자리를 배정한 상태인데 이제와서 그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도 이번 파행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도의회 입성하자 마자 자리싸움부터 벌인다는 여론의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본회의장 점거라는 사상초유의 강경대응에 대한 거부감도 강하다. 도민 황모씨(62·수원 권선구)는 “민주주의는 기본정신은 대화와 타협”이라며 “다툼이나 하라고 도의원으로 당선시켜 준 것은 아닌 만큼 농성을 풀고 진지한 협상에 매달려야 할 것”고 말했다.
민주당 고영인 대변인(안산6)은 “한나라당이 후반기에는 내가 한다는 식으로 영역 싸움에 눈이 멀어 성실한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야당에게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도 최소 1석을 보장해 의회가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