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비 마련을 위해 모녀를 무참히 살해한 ‘강화도 모녀 납치살해사건’의 용의자들이 사건 발생 24일만인 11일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강화경찰서는 이날 용의자 안모씨(26) 등 4명을 붙잡아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까지 안씨 등 3명을 검거한데 이어 2시간 뒤 강화도내 애인 집에 숨어있던 공범 하모씨(26)를 추가로 붙잡았으며 현재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추궁중이다.
경찰은 “지난 10일 오후 10시께 안산시 상록구에서 안씨를 붙잡아 오늘 오전 3시께 범행동기와 사건 가담자에 대한 자백을 받았다”며 “오전 4∼8시 공범 이모(24)씨와 연모(26), 하씨 등을 안산과 강화에서 각각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지난달 17일 오전 윤모씨(47·여) 집에 침입, 혼자 집을 지키고 있던 윤씨를 윤씨 소유의 무쏘차량으로 납치해 현금 1억원을 인출한 뒤 살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조사결과 안씨 등은 사건 당일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 윤씨의 집 근처에 있다가 무쏘차량으로 딸 김선영(16)양을 등교시켜 준 뒤 귀가한 윤씨를 납치, 집 근처로 끌고가 성폭행 한 것으로 알려졌다.
2개조로 역할을 분담한 이들은 윤씨의 무쏘차량을 이용해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고 쏘나타 승용차로는 집에 가 있던 김 양을 납치, 강화군 하점면 창후리 부근에서 모녀를 목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들은 범행 후 내가면 고천리에 무쏘차량을 버린 후 쏘나타승용차에 함께 타고 안산으로 도주해 곧바로 승용차를 폐차시킨 뒤 잠적했다.
◆유흥비 쓰려 보험금 노려
이들은 알고보니 윤씨와 같은 마을에 살고 있거나 인근마을에 살았던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안씨 등은 특히 강화도내 모 중학교 선후배 사이로 윤씨가 남편의 교통사고로 보험회사 등으로부터 거액의 보험금을 탄 사실을 알고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정한 직업이 없는 이들은 범행 1개월전인 지난 4월 말 강화읍에 있는 용의자 이모씨(24)의 집에서 범행을 모의했고, 범행 직전에는 윤씨의 집 근처를 2~3차례 답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은 범행 당일 윤씨가 자신의 무쏘 차량으로 딸 김선영(16)양을 등교시킨 뒤 귀가 직후 윤씨를 납치했으며 처음에 윤씨에게 ‘친구를 불러 현금 1억원을 인출해 달라’고 요구했다가 윤씨가 ‘직접 찾아주겠다’고 하자 딸을 학교에서 불러내도록 협박해 인질로 삼은 뒤 오후 1시께 윤씨에게 강화읍에 있는 은행에서 돈을 찾게 했다.
당시 이씨와 하모씨(26)는 윤씨와 함께 윤씨의 무쏘차량으로 이동해 현금을 인출한 뒤 이동 중 차 안에서 윤씨를 목졸라 살해했고, 안씨는 자신의 쏘나타 차량으로 김양을 학교 앞에서 납치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용의자들은 이어 김양도 당일 오후 7~8시께 하점면 창후리 둑 도로에서 살해해 시신을 하점면 창후리의 둑 갈대밭에 유기했으며 이후 돈을 나눠 갖고 헤어졌다가 지난달 말 안산시내에 원룸을 임대해 함께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들 가운데 안씨는 윤씨 집 이웃에 살고 있기 때문에 윤씨가 돈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특별한 직업이 없는 용의자들이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고 이들은 윤씨 모녀를 살해해 빼앗은 돈으로 개인 빚을 갚거나 새 차와 의류 등을 산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