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2020 노벨문학상 발표가 8일 오후 8시(한국 기준) 발표된다. 올해에도 다수 유명 작가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발표가 나오기 전까진 알 수 없다.
그동안 노벨문학상 수상자 흐름과 해외 언론의 전망, 전 세계 '합법' 도박사들의 예측 등을 살펴본 결과 올해 수상자 선정에는 ▲비유럽국 작가 ▲정치·이념적 논란이 없는 인물이 수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학상 수상자 선정 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붙인다. 후보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유럽의 베팅업체 나이서오즈나 래드브록스(ladbrokes)의 예측이 주목된다.
이들의 예측이 매번 맞는 것은 아니지만 무시할 순 없는 수준이다. 통상 수상자는 이들이 수상할 것으로 본 후보군 가운데서 배출됐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밥 딜런의 수상에 의아하고 놀랍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밥 딜런의 이름은 그해 베팅 사이트에서 수상 가능성 높은 8위에 올랐다.
현재 영국 베팅사이트 나이서오즈에는 공동 6위에 고은 시인이 올라와 있어 눈길을 끈다.
순위를 살펴보면 ▲1위 마리즈 콩데(83) ▲2위 류드밀라 울리츠카야(77) ▲공동 3위 무라카미 하루키(71), 마거릿 애트우드(81) ▲5위 응구기 와 시옹오(83) ▲공동 6위 고은(83), 앤 카슨(70), 하비에르 마리아스(69) ▲9위 옌롄커(62) ▲공동 10위 아니 에르노(80), 찬쉐(67), 코맥 매카시(87), 돈 드릴로(84), 메릴린 로빈슨(77) ▲공동 15위 자메이카 킨케이드(71), 위화(60) 등이다.
노벨문학상은 여러 측면에서 구설에 휘말렸다. 유럽 지역 또는 영미권 작가들의 수상이 잇따라 '그들만의 잔치'라는 오명도 얻었다.
또 2018년 수상자 선정 자체가 취소됐다. 심사위원 배우자가 '미투'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상자인 페터 한트케는 유고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 인종 학살을 자행한 슬로보딘 밀로셰비치를 옹호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외 언론들은 이러한 흐름을 토대로 수상자 선정 기준을 점쳤다. 비유럽 국가의 작가, 정치적·도덕적 측면에서 논란거리가 없는 인물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보도에서 스웨덴 신문 다겐스 니헤터 기자 발언을 인용해 이러한 전망을 내놓았다.
비외른 위만 기자는 "유럽 출신이 아닌 여성 작가에게 상을 수여할 예정"이라며 미국 작가 자메이카 킨케이드와 캐나다 시인 앤 카슨을 유력 후보로 꼽았다.
자메이카 킨케이드는 17세에 집을 떠나 뉴욕에서 보모로 살면서 작가가 됐다. '루시', '내 어머니의 자서전' 등 식민주의와 인종차별, 성평등 등에 관한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소설들을 발표해 왔다. 자신의 성장 이야기가 담긴 '애니존'은 국제 리츠 헤밍웨이상 최종심까지 오른 바 있다.
앤 카슨은 캐나다 출신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그리고 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처음 접한 그리스 고전에 매료돼 대학에서 그리스어를 전공했다. 이후 30년 간 고전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쳤다. 고전에서 영감을 얻은 독창적인 작품을 발표하는 것이 특징이다. 파피루스의 파편으로 남은 이야기를 현대의 시어로 재창작하거나 신화 속 등장인물을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한 작품들로 2001년 여성 최초의 T.S. 엘리엇상 수상자가 됐다.
비유럽 국가의 작가가 유력하다는 점을 앞세운다면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권 작가들의 수상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선 베팅 사이트에서 수상 후보 1위로 꼽힌 마리즈 콩데는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아가는 아프리카인의 아픔을 잘 담아냈다는 평을 받는다. 대표작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는 17세기 미국 '세일럼 마녀 재판'에 희생된 흑인 여성 티투바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케냐의 응구기 와 시옹오 작가도 해당된다. 그 역시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상위에 오른다.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탈식민주의 문학의 대표적 작가로 불린다. 대표작 '피의 꽃잎들'은 대영제국 식민지의 잔존 세력과 독립 후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의 변화를 다룬 소설이다.
아시아 작가들로 살펴본다면 러시아 작가 류드밀라 울리츠카야를 거론할 수 있다.그는 베팅사이트에서 2위에 올랐고 여성 작가라는 부분도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는 1992년 중편 '소네치카'를 발표하면서 러시아 문단은 물론 세계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표작 '쿠코츠키의 경우'는 '가족과 여성성'을 다양한 에피소드와 세대를 통해 드러냈으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평을 받는다. 2012년 제2회 박경리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는 수년째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노르웨이의 숲',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1Q84', '여자가 없는 남자들', '기사단장 죽이기', '해변의 카프카' 등 들어봤음직한 대표작들을 보유하고 있다. 베팅사이트에서는 마가렛 애트우드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그가 올해 수상자로 결정되면 일본은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 1994년 오에 겐자부로(85)에 이어 세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다.
고은 시인은 공동 6위에 올랐으나 실제 수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중국 작가로는 소설가 옌롄커와 찬쉐가 거론된다.
옌롄커는 군인으로 복무하다 단편소설을 투고하면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자국 사회와 체제에 대해 강한 비판을 담는 작품을 많이 선보였으며 이에 중국 정부로부터 여러 번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딩씨 마을의 꿈',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풍아송' 등이 있다.
찬쉐는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작가다. 외국에서 가장 많이 번역·출판된 여성 작가로 사실적인 인물 및 감정 묘사가 특징이다. 대표작으로 '산 위의 작은집', '황니제', '오향 거리' 등이 있다.
노벨문학상은 수상자는 현재까지 116명이다. 그러나 이중 여성은 15명에 불과하다. 이에 여성 작가의 수상가능성도 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이날 오후 8시에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