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가 ‘정부의 종교편향’을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여권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독실한 불자로 알려진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홈페이지와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불교계의 분노를 마주하는 대통령과 정부에 모습에서 촛불시위 때와 마찬가지로 안이하고 무사안일한 자세가 읽힌다”고 쓴 소리를 했다.
주 의원은 이날 오후 ‘대통령은 불교계에 사과하고, 경찰청장은 사퇴하라’ 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해 또 다시 국정에 심각한 위기를 자초할지 모른다” 고 경고했다.
주 의원은“대통령의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면서 “그래야 특정종교를 믿는 공직자는 물론이고 대통령에게 과잉충성하려는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이 종교를 앞세워 대통령에게 아첨하려는 언동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도 충현교회 장로였지만 다른 종교를 자극하는 말과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며 이 대통령의 언행에도 오해의 소지가 있었음을 간접 비판했다.
주 의원은 또 “어청수 경찰청장의 부적절한 처신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즉각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그는“단순히 지난 7월29일의 총무원장 차량 검문 문제로 사퇴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정작 더 큰 문제는 6월 24일 ‘제4회 전국경찰복음화 금식대성회’ 광고지에 조용기 목사와 나란히 상단에 자리한 모습의 사진이 실리게 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어 청장은 지난번 촛불시위 사태가 온 나라를 뒤흔들 때 어떻게 처신했느냐? 대통령이 두 번이나 직접사과를 할 때까지 대통령의 뒤에 숨어 있다가 정년퇴임을 앞둔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을 대리문책 해임시켰다”면서 “이는 참여정부 출신의 경찰이 보여주는 기회주의적 처신의 전형”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사과하고, 경찰청장은 즉각 사퇴하는 것이 옳다”면서 “국정현안이 태산처럼 산적한 상황에서 이런 일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서야 되겠는가. 하루속히 결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