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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한나라당 '대참사의 날'로 남을 것"

김부삼 기자  2008.09.12 17: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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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12일 추가경정 예산안 국회 처리 무산사태와 관련 '9.11 한나라당 대참사'로 규정하고 "홍준표 원내대표가 책임을 지는게 당연하다"며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박희태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홍준표 원내대표의 사퇴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김 의원은 홍 원내대표를 "양치기 소년"에 비유하는 등 공개적으로 원내대표단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홍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친이명박계 강경파로 꼽히는 김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08년 9월 11일은 한나라당에게 있어 '기록적 참사'로 남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의원들의 안일한 대응태세에서 비롯된 해프닝으로 돌릴 수 없다. 그간 홍준표 원내대표단의 행태가 빚은 '구조적 참사'로 규정해야 할 것"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그는 "원구성 협상에서 수차에 걸쳐 전술적 오류(쇠고기 특위 증인채택 문제 등)를 범하면서 민주당에 끌려 다녔고 더 큰 문제는 원내대표가 협상에 있어 원칙과 질서를 저버린 것"이라며 "그 어디에도 자신의 목표를 앞세워 제 카드를 다 보여주는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런 와중에 원내대표가 소집했던 의원총회나 예정되었던 국회 회의가 수없이 연기되고 취소됐다. 비상대기를 반복하는 날이 얼마나 많았느냐"면서 "이번 사태도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후 2시에 본회의를 할 수 있을 거라는 통보가 추후 연기되고, 급기야 저녁 내내 비상대기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오늘도 본회의가 열리기는 틀렸다'는 생각을 한 일부 의원들을 탓할 수 있겠느냐"면서 "다음날은 추석연휴 전날이라 지역일정이 빼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의 참사는 '양치기 소년의 비극'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정기국회에서 민주당에게 주도권을 빼앗겨버린 전략적 손실도 막심하지만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어찌 볼 것인지 기가 막힐 뿐"이라며 "홍준표 원내대표단은 신속하게 후임 원내대표단이 구성될 수 있도록 길을 터 주어야 한다"며 "이번의 내상을 치유하면서 정기국회에서 이명박 개혁을 전면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친박계 한 의원은 계파 갈등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하면서도 "추경안 문제로 친박-친이 갈등이 불거지는 모양새로 된 것을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김용태 의원이 그러면 안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박희태 대표는 이날 홍 원내대표의 사의표명에 대해 "정기국회가 막 시작됐고 항해가 많이 남아 있는데 선장이 뛰어내리면 말이 되느냐"며 "암초에 부딛히더라도 목적지까지 도착해야 한다"고 말해 홍 원내대표의 사퇴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