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해외 투자은행의 신용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입은 손실액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25일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 감사 자료를 통해 “농협중앙회가 해외 투자은행의 신용파생상품과 부채담보부채권 등 외화유가증권에 투자해서 입은 손실액이 지난해만 775억원의 손실을 입는 등 지난달말 현재 1181억원에 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제는 9월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와 더불어 발생한 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손실액은 포함된 수치가 아니어서 실제 손실액은 이보다 훨씬 큰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외화유가증권에 약 2조 5천억원을 투자했다가 457억원의 손실을 입는 등 지난달말 현재 891억원을 손해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신용파생상품에 2750억원을 투자했다가 지난해만 318억원, 올해는 290억원 등 총 608억여원을 손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는 또 이번 금융위기에서 파산한 메릴린치에 2000만불을 투자했다가 51억원을, 골드만삭스에도 투자했다가 86억원을 손해봤고, 외환은행이 인수를 포기한 HSBC에도 투자했다가 114억원을 손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해외 투자 손실로 인해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부문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이로 인해 1조763억원(LG카드매각대금제외시 5441억원)보다 2684억원 줄어든 2757억원에 그쳤다.
강기갑 대표는 “농협중앙회가 금융 세계화의 여파속에 해외에 투자한 금액이 2004년 1조원에 못미치던 것이 2007년 이후 3조원에 다다르고 있다”면서 “이는 협동조합으로서의 역할을 망각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사료값, 비료값, 기름값 폭등과 미국산 쇠고기 등 농축산물 수입개방 확대로 인해 농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를 개선하는 데 전력을 다해도 모자랄 때에 무분별한 해외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에 충격 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 내달 10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이번 실태를 집중 감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