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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관 파열 36시간 물 ‘콸콸’

김부삼 기자  2008.10.14 2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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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가 광역상수도 5단계 이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상수도관 파열 사고를 축소, 은폐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수자원공사와 시공사 측은 상수도관이 터진 사고 지점을 현장에 있는 흙으로 급하게 덮어 두는 등 ‘사실 숨기기’에 급급했다는 비난마저 받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4월 사업비 9억 5400여만원을 들여 ‘화성시 송산~진안 간 광역상수도 5단계 이설 공사’를 실시, 동부건설(주)과 신성공영(주)이 시공토록 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와 시공사 측은 지난 8일 오후 6시께 공사 현장 상수도관 ‘제수밸브’ 이음새 부분이 파열되면서 물이 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장장 36시간 동안 전혀 손을 쓰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상수도의 흐름을 차단하고 열 수 있는 ‘제수밸브’ 이음새가 파열되면서 물이 분수처럼 솟구쳐 공사 현장 주변이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다고 전했다.
시민 김성도(52)씨는 “상수도 공사 현장이 도로와 인접해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물이 분수처럼 솟구쳐 지나가는 행인들을 놀라게 했다”며 “공사 관계자들은 물이 콸콸 쏟아지고 있는데도 전혀 손을 쓸 생각을 하지 못한 채 한동안 구경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수자원공사와 시공사 측은 “통수하는 과정에서 누수가 좀 된 상황이었을 뿐”이라며 “상수도관 이음새 부분 고무 패킹이 잘못되어서 물이 새어 나온 것을 ‘사고’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고 당시 현장 모습이 생생하게 촬영된 ‘동영상’을 시민 A씨가 제보해 오면서 수자원공사와 시공사 측의 주장이 전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동영상에는 상수도관이 파열돼 물이 새어 나오다가 순식간에 분수처럼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그때 당시 상황을 짐작케 하고 있다.
아울러 인근 지역 주민들은 “상수도관이 터진 후 공사 현장에서 펌프를 이용해 인근 농로로 물을 빼기 시작했다”며 “사고가 발생하고 이틀이 가까워서야 그나마 복구가 이뤄진 것 같다”고 늑장대응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수자원공사 조성진 차장은 이에 대해 “이설 공사 현장은 화성지역으로 상수도가 지나가는 곳이어서 곧바로 단수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이런 문제 때문에 36시간 누수가 된 후 복구공사를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