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쌀 직불금 국정조사'의 증인 출석 여부와 관련 "국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출석요구를 하면 못 나갈 이유는 없다"면서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22일 봉하 마을에서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국회가 적법하게 의결해 요구한다면 전직 대통령이더라도 나가는 게 민주주의 기본 원리상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측근 인사들이 전했다.
그러나 그는 참여정부의 '쌀 직불금 감사 은폐 의혹'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모략이며 이번 사안이 내가 직접 나갈 사안인지 의문"이라며 "한나라당이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공세하는것 아닌가. 공연히 불러내 망신 주려는 것 아닌가"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또 이날 쌀 직불금 파문 속에서 독립성 논란에 휩싸인 감사원을 향해 "권력의 칼이 됐다"고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구축한 인터넷 토론광장인'민주주의 2.0' 홈페이지에 남긴 댓글을 통해"지난 20년을 돌이켜 보면 국민적 감시의 수준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공무원들의 자세가 달라지고 정권의 자세도 달라지는 등 권력기관의 독립성은 많이 향상됐다"며 "권력기관의 독립을 유지하는 제도는 변화가 없는데 행태가 달라지고 있어 공무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감사원이 임기 중에 있는 공직자를 쫓아내기 위해 전 공공기관과 공기업을 쑥밭으로 만들더니 마침내는 언론사 사장까지 쫓아냈다"면서 "감사원장이 임기 중에 물러난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며 더욱 놀라운 것은 언론도 여론도 무덤덤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다른 사정기관들도 칼을 들고 나서기 시작해 저와 가까운 사람들을 샅샅이 뒤지고 다닌다"면서"많은 사람들이 겁을 먹고 있는 눈치"라며 참여정부 관련 인사들에 대한 표적사정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