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의 향연으로 부천을 뜨겁게 달궜던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가 지난달 30일 수많은 화제와 기록을 남기고 21일간의 행사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부천시의 적극적인 의지와 시민들의 호응 속에 프리엑스포(pre-EXPO) 형식으로 개최된 올해 행사는 26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대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부천시는 기초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무형문화재라는 독특한 아이콘으로 유구한 전통 역사를 소재로 세계와 소통하고자 세계적인 엑스포를 개최하게 됐다.
‘전통과의 새로운 만남’이라는 주제로 혼, 즐거움, 감동을 모토로 개최된 부천엑스포는 청소년들에게 야외학습형식의 전통문화 체험의 장이었으며, 일반관람객에게는 우리 고유 전통문화와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적인 문화를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의 기회를 마련해준 의미 있는 행사였다.
홍 시장이 개막식에 맞춰 지난달 10일을 세계무형문화유산의 날로 선포하고 무형문화유산을 새로운 시대 경향으로 발전시키고 문화 콘텐츠로 정착시키기고. 세계적인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 또한 큰 성과의 하나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는 64억원의 저예산으로 세계적인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는데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1300억원을 투입한 세계도자기엑스포, 중앙정부를 비롯한 관련기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서 이뤄진 경주문화엑스포,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전혀 손색이 없는 대회로 향후 발전 가능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개최되는 부천무형문화엑스포는 공연과 체험, 전시, 시연 및 판매 등 다양하게 이뤄져 행사기간 내내 내외국인의 발길이 이어졌고, 특히 행사장을 찾는 어린이와 학생들에게는 우리문화의 우수성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부천세계무형문화엑스포의 성과는.
세대와 지역을 초월한 전통문화 공연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평가다.
이생강, 신영희의 국악이야기, 국민명창 김영임의 가을풍경 우리소리, 한일 어린이 신명 배틀판 등 기획공연행사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공연의 백미로는 우리 전통무형문화재의 공연 영화 왕의 남자에 출연한 남기환 기능보유자가 직접 공연한 남사당놀이중 하나인 조선줄타기는 매회 공연마다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환호와 갈채를 받았으며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해외 초청공연으로 일본 아우모리 지방의 ‘쓰가루 춤’, 신비로운 소리의 마술 몽고 전통음악 ‘호맥’과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가창예술의 최고경지인 ‘장조’, 영혼을 깨우는 소리 베트남 ‘공 음악’ 등 자국민들도 접하기 쉽지 않은 공연이 많은 것도 이번 행사의 특징 중의 하나다.
시연행사는 일반인들이 인간문화재를 직접 만나고 작품 제작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전통한옥 9개 동에서 인간문화재 38명이 직접 참여해 활, 나전칠기, 단청, 단소 등 작품을 전통 제작기법에 의해 제작, 인간문화재를 새롭게 인식하는 기회가 됐다.
전시관에는 세계 각국의 진귀한 무형문화유산을 국가별로 배치해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꽃비관은 한산모시짜기, 매듭, 자수, 염색 등 56명의 중요무형문화재보유자작품순회전, 장도, 주철, 조각 등 74명의 다양한 기획전시작품, 북한의 1급 및 공훈예술가 59점의 작품을 전시한 북한전통공예전과 러시아, 베트남, 일본, 중국 등 4개국 105점 작품을 모아놓은 세계무형문화유산전, 경기도 무형문화대축제에는 33명의 경기도 무형문화재가 참가하는 등 세계무형문화재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흥미와 호기심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전통혼례, 줄타기, 형벌체험, 목(木)물레돌리기, 지게체험, 천연염색체험, 전통주 등 유소년층에게는 신기하기만 한 경험이었고, 어른들은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구성됐다.
행사외적인 성과는 무형문화를 현대와 단절된 보존문화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소통하는 새롭게 주목 받는 문화 아이콘으로 산업화와 대중화를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는 것이다.
또한 무형문화재들이 기능과 예능의 전수, 보존에 전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고, 창작활동에 동기를 제공했으며, 국가적으로 문화정책추진에 있어 보존에서 창작적 요소를 강조하는 전환점을 제공했다.
자원봉사, 아르바이트 모집에서 1.5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몇 번씩 행사장을 방문한 시민들도 많았고, 기간이 지날수록 입장객수가 증가하고, 학원이나 운수업체에서는 자발적으로 관람객에게 차량편의를 제공하는 등 시민정신이 빛난 행사이기도 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세계엑스포 위상에 걸맞은 규모와 무형문화재 참여 및 출품작품수를 늘리는 것이다.
시는 2010까지 전통한옥 공방을 60여동 건립해 무형문화재가 작업하고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세계 각국의 무형문화재가 참여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국제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내년에는 최소한 20여개국 이상의 무형문화재가 참여하도록 할 것이다.
무형문화재를 전시판매하는 공간인 엑스포 산업관을 내년 중에 건립할 계획이며,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만화영상산업진흥원과 동춘서커스 공연장, 고건축박물관, 남사당 전수관등과 연계한 관광 상품도 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이번 행사에 국내 최고의 만화가들이 방문해 향후 무형문화엑스포와 만화의 유기적인 콘텐츠 결합으로 더욱 알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부천에서 개최되는 국제영화제, 세계만화축제 등 각종 문화행사와 상호 협력을 통한 시 문화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과제다.
엑스포가 무형문화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의 변화를 촉발했으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도시의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했고. 관련 문화콘텐츠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한 기초를 놓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
앞으로 시는 이번 행사의 성과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더욱 정교히 다듬어진 행사 및 전시 계획을 구체적으로 도출해 내년 본 행사의 성공을 통한 부천시의 문화적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할 것이다.
홍건표 조직위원장은 “엑스포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2000여 공직자의 적극적인 협력과 무형문화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고 협력해 주는 많은 시민들과 단체가 있었다”며 “무형문화엑스포를 세계 최초로 개최한 특이한 우리의 생각으로 빚어낸 엑스포”라고 말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무형문화엑스포가 무엇인지 모르는 과정에서 출발했다”며 “부천도 프랑스의 ‘칸영화제’,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처럼 세계적인 무형문화유산의 허브도시이자 관광과 산업이 이뤄지는 도시로 만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