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서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국제경제위기와 외환부족 사태를 맞아 우리 경제도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 국제 고유가 추세에 이어 연타를 얻어맞은 우리나라는 자금경색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IMF 구제 금융을 받은지 10년만의 일이다. 세계경제대국 10위권에 오르내리는 우리나라는 이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국제적 풍랑에 벗어날 수가 없다. 북경올림픽에서 보듯 우리 스포츠 위상도 10위권 안에 성큼 들어섰다. 국제적으로 당당한 자부심도 들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국가 위험은 보이는 것이 있는 반면, 보이지 않는 것도 많다. 미국의 금융위기를 일으킨 서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는 보이지 않았던 ‘국제 금융의 뇌관’이었다. 우리나라에서 터지지 않았으면서 우리 경제에 큰 악재로 작용한 폭발적 위험이었다.
미국서민들을 상대로 집값을 대출해 주었던 미국 초대형 대부업체들이 대출금보다 담보물이 폭락하면서 손해를 봐 파산을 맞았고 그 여파로 발생한 연쇄적 경제위기가 주가폭락 사태를 가져왔다. 결국 미국에 투자한 우리 회사들에게 위험이 몰려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산적한 문제들이 정말 많다. 우선 북한 문제가 초읽기에 접어들었다는 느낌이다. 북한은 우리 경제와 30대 1 이하로 처져있는 초라한 집단이다. 식량 문제도 자급자족을 못한다. 그러나 김일성-김정일 세습 이후 서민들 사이에 악이 바친 상황이다.
북한은 현재 살기 위해 핵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등 열강에 저항해서 핵실험을 내세워 대응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더불어 같이 잘살자는 것이 아니라 물귀신처럼 ‘같이 죽자’며 으름장이다. 한심한 일이다.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 집안싸움에 어부지리를 꾀하는 입장이다. 국제고유가 등 어려운 살림에 방위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국가안보는 북한의 앙탈부림에 통일비용까지 겹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먹고살게 해주지 않으면 ‘막가자’는 태세다.
김정일이란 지도자가 이 모양이니 군부 강경파는 한 술 더 뜨는 상황이다. 금강산에서 애꿎은 아줌마를 학살했다. 틈만 있으면 노무현 대통령과 협상을 들먹이면서 “돈 좀 더 내놔라”라는 식의 생떼를 쓴다. 소위 ‘통미봉남’ 정책도 번번이 악용하는 잔꾀다.
남북문제는 동북아 문제와 깊이 관련이 있다. 중국은 장백산(백두산) 소유권을 들먹이며 동북공정 정책을 서두르고 있다. 부여와 발해의 역사는 물론 고구려 역사도 자신들의 역사라는 왜곡을 서슴치 않고 있다. 기회가 오면 북한도 먹어치우겠다는 속셈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우리와 일본은 오랜 역사적 인연이 있다. 일본 큐슈지역을 가면 우리 백제 역사를 재현해 놓은 느낌이 든다. 모든 성곽과 유물, 유품들이 백제 유산이다. 쓰시마도 말 그대로 우리말로 ‘두 섬’이다. 그런 일본이 독도 소유권을 주장한다.
북한과 동북아 문제는 연결 흐름이 같다. 문제 해결 방향도 그 맥을 같이 한다. 결국 미국과 중국-일본-러시아가 같이 풀어 가야할 숙제다. 남북한과 주변 4강이 이미 6자 회담을 구성하고 있다. 통일과 외교통상부가 맡아서 해결해 갈 국가위험과제다.
또 하나의 숙제는 경제다. 국가 경제는 이제 개인이 혈혈단신으로 해결해 나갈 수 없다. 대통령과 행정부, 국회와 법원, 모든 국민들이 정말 팔 걷어붙이고 나설 문제다. 국가지도자는 이제 주변 4강은 물론 전 세계 지도자들과 공생의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마지막으로 지역과 빈부의 격차 해소다. 우리나라는 땅덩어리로 큰 나라가 아니다. 그나마 남북으로 갈라져 있다. 이 작은 나라에서 영호남과 충청 등으로 지역 갈등이 가로 막혀서는 안 된다. 과감한 광역-시도 통폐합 등 행정 개편으로 갈등을 풀어가야 한다.
결론적으로 국가위험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인재로도 다가오고 천재로도 찾아온다. 그러나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해결 실마리는 있다. 국가지도자가 냉엄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국가 위험 종합관리기구가 탄생, 충분한 선행 검토가 절실한 시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