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산업이 살아나야 한다. 그것이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에도 더 유리하다”며 “지원 방법에 대해 미국 정부가 보다 신중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CNN 방송과 단독인터뷰에서 “자동차산업은 미국의 대표적 산업으로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이 크기 때문에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보호를 잘못하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도 위배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만일 미국이 그렇게 하면 다른 나라도 산업을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자동차 산업이 살아나는 것이 세계 경제, 한국에 그것이 더 유리하다”면서 “다만 지원하는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97년 외환위기 당시를 예로 들며 “위기를 당할 때 보호주의를 써야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어느 한 국가가)보호주의를 쓰면 다른 나라도 보호주의를 쓰고 이렇게 되면 세계 모든 나라가 경제가 침체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미국이 변화가 필요할 때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왔다는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특히 세계의 리더십을 회복하는 문제에 있어서 오바마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오바마 당선자와 김정일 위원장 두 사람이 직접 만나서 핵을 해결할 수 있다면 환영한다”며 “오바마 당선인이 전화통화에서 남북문제는 한국과 아주 철저히 서로 협의하겠다는 말을 했기 때문에 만나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의 리더십이 손상당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너무 하드 파워를 미국이 외교에 활용했기 때문”이라며 “오바마 당선자이 소프트 파워를 갖고 외교에 임하면 더 큰 힘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건강 이상설이 나도는 김 위원장 후계구도와 관련 “김 위원장이 아직 후계자를 확정하지 않는 것 같다”며 “우리는 누가 후계자가 되든 남북문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삐라살포 등을 이유로 국경봉쇄를 경고하고 나선 것에 대해 “북한이 장기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알면 된다고 본다”면서 “미국의 정권교체 과정을 이용해 북한이 몇 가지 액션을 취하고 있지만 오바마 당선자 취임 이후 한국과 잘 협의하면 효과적으로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CNN의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아메리칸 모닝(American Morning)’이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을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방송은 미국은 물론 CNN 인터내셔널을 통해 전세계에 방송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지난 4월 이 대통령의 첫 방미기간 ‘차세대 한인동포와의 대화’에 참석한 알리나 조 기자가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