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에 대해 사전영장을 청구하고 농협중앙회·NH투자증권을 압수수색하는 등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박용석 검사장)는 2일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78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두고 휴켐스를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과 관련, 농협과 자회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충정로 농협중앙회 본점과 여의도동 NH투자증권 본점에 검사와 수사관 등 20여명을 보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세종증권 인수 당시 이사회 회의록 등 관련 자료를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시 세종증권 인수를 담당했던 NH투자증권 경영기획팀 직원 2명을 상대로 인수 일자와 세종증권에서 NH투자증권으로 회사명을 바꾼 시기가 무엇인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태광실업과 휴켐스 등에서 압수한 자료와 박 회장의 주식 거래내역을 정밀 분석하는 한편 박 회장이 세종증권 매각에 관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 주식거래를 했는지 및 차명계좌를 이용한 경위 등을 확인중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세종증권 매각과정에서 세종 주식을 사고팔아 거액의 차익을 챙기고 농협 자회사인 휴켐스를 헐값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차명계좌 등으로 휴켐스 주식을 매입, 되팔아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또 지난 1일 모 증권사 김해 지점을 압수수색하는 등 박 회장이 세종증권의 주식을 차명으로 거래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본격 조사에 나섰다.
검찰은 박 회장측이 이 지점과 사전 협의하에 세종증권 주식을 부당 거래한 단서를 잡고 지점장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증권 로비의혹과 관련해 노건평씨에 대해 사법처리 방침을 정한 검찰이 박 회장의 각종 비리의혹에 수사의 칼날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날 저녁 6시쯤 노건평씨에 대해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심문용 구인영장을 발부, 오는 4일 오전 10시 30분에 서초동 법원청사 319호에서 영장실질심사를 할 예정이다.
검찰은 노씨는 세종증권의 농협 매각을 추진하던 홍씨의 청을 받아 정 전 회장과 홍씨를 연결시켜주고 그 대가로 20여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노씨에게 홍씨의 의중을 전해준 정화삼 전 제피로스 골프장 대표가 홍씨에게 받은 돈으로 차린 성인오락실의 지분 일부도 노씨의 몫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노씨는 “돈을 받은 적이 없고 오락실 수익금도 모르는 일”이라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한편 검찰이 찾아낸 증거를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