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18일 오후 강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박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17일 민주당의 실력 저지를 막기 위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외통위 관계자는 이날 시사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위원장이 직권으로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며 “질서유지권 발동에 따라 18일 외통위 전체회의가 종료될 때까지 외통위원들을 제외한 인사에 대해 회의장 출입이 통제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외교통상위 회의장 주변에 국회 경위들이 전격 배치된 한편 외통위원을 제외한 외부 인사의 출입이 통제되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8대 국회 들어 질서유지권이 발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회법 제 145조는 국회의원이 상임위 회의장 질서를 문란케 할 경우 위원장은 이를 경고 또는 제지할 수 있으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위원장은 해당 의원의 발언을 금지하거나 퇴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와 같은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FTA 비준안 상정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18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외통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여야간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기자 간담회를 통해 “박진 외통위원장이 한미 FTA는 여야 합의를 존중해 상정하겠다는 약속을 깨고 18일 직권상정을 통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통보했다”면서 “상정을 강행할 경우 이뤄질 모든 사태는 전적으로 한나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문학진 의원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전쟁모드로 간다고 공언했고, 박희태 대표 역시 속도전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여당이 전쟁모드로 가고자 하면 우리도 전쟁모드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필요하면 다른 당과도 공조가 가능하다”면서 “우리는 결사항전의 자세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내일 상정을 막아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민주당은 자신들의 집권시절 한미 FTA 비준동의안 변칙상정까지 했다”며 “이제와서 이율배반 격으로 실력저지 하겠다는 반칙행위마저 하려 한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