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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지금 ‘전투모드’ … ‘한미 FTA 비준안’ 상정

김부삼 기자  2008.12.18 1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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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18일 한나라당 의원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돼 소위원회에 넘겨졌다.
여야간 첨예한 대치로 전쟁터를 방불케한 한미FTA 비준 동의안은 이날 오후 2시 한나라당 외통위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상정한 뒤 2분여 만에 회의를 끝냈다.
앞서 FTA 상정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 보좌진들이 해머와 망치 등으로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는 등 한나라당의 단독 상정에 강력 반발하면서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격렬한 대치가 이어졌다.
이미 박진 외통위원장은 야당의 실력 저지를 막기 위해 질서유지권을 발동했고, 이날 오전 민주당과 민노당 등 야당 의원과 보좌관이 외통위 회의실 진입을 시도하면서 주변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한나라당이 외통위 소속 의원들과 보좌관들을 회의장에 집결시켜 야당의 회의실 점거 가능성을 차단하려 하자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강기갑 민노당 대표 등 의원과 당직자 100여 명이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며 거친 몸싸움을 벌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야당은 해머와 망치로 문을 부수고 진입을 시도했고, 소화기 가루와 물대포가 동원되고 막말과 고성을 주고받는 등 문자 그대로 전쟁터가 됐다.
한편 한나라당의 단독 상정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원천무효”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이 제1야당을 협상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전쟁의 대상으로 선언했다”면서 “한나라당이 무리하게 한미 FTA비준안 상정을 강행한다면 장외투쟁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고 함께 투쟁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유정 대변인도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의원끼리 모여 일방적으로 상정한 한미 FTA 비준안 상정은 원천무효”라며 “예산안 날치기에 힘입어 이제는 드러내놓고 야당과 국민을 무시하고 가겠다는 오만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그런 식이라면 한나라당 의총에서 뭐든지 다 결정하라”며 “민의를 무시하고 국회를 무시하면서 잘되는 정권은 없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오후 2시 회의 시간에 맞춰 통외통위 회의장으로 갔으나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회의장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상정이 끝난 뒤라고 들었다”면서 “회의 시간으로 통보된 2시 이전에 상정을 했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선진당 위원들은 오늘 회의에 참석하여 반대의사를 분명히 남기고자 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그마저 막아버렸다”고 맹비난했다.
민노당도 성명서를 통해 “국민여론을 완전히 무시한 의회주의 폭거로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외통위 전체회의와 본회의 등 한미 FTA 비준안이 지나가는 길목 길목마다 온몸을 던져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연말 임시국회는 여야간 극한 대립으로 파행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