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99번째 단식농성이네요, 계양산을 꼭 지켜내고 싶어서 참여했습니다" 7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하느재 고개 쉼터 앞 등산로. 계양산 골프장 개발 반대를 주장하며 100일 릴레이 단식농성에 참여한 전교조 인천지부 소속 안봉환 교사(41). 그는 이날 99일째 주자로 릴레이 단식농성에 참여했다.
안 교사의 단식농성을 돕기 위해 이강훈 교사(40)도 자리를 잡았다.
안 교사는 "오늘 하룻동안 단식농성을 하기 때문에 아침식사도 굶었고 오후에 산을 내려간 뒤에는 저녁도 굶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단식농성을 벌이는 동안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내기 위해 내복과 두꺼운 방한복, 침낭 등으로 무장했다.
등산객들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자리를 찾다보니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작은 바람이라도 불어대면 추위가 뼛속까지 파고드는 느낌이다.
이따금씩 등산객들이 계양산 개발 반대운동 서명을 해주거나 작은 정성을 담은 기금을 내줄때면 금새 추위가 가시기도 한다.
안 교사는 "인천의 상징인 계양산에 골프장이 들어서는 것을 막아내는데 작은 힘을 보태려고 방학을 이용해 이번 단식농성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동안 계양산 골프장 개발 반대 촛불문화제에도 거의 빠짐없이 참여했다"면서 "반드시 시민들의 힘으로 계양산을 지켜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교사도 "안 선생님이 단식농성을 잘 치뤄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도우미로 단식농성에 참여했다"면서 "인천은 환경오염이 심각한 편인데 천혜의 자연환경을 해치면서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계양산 골프장 개발 반대 릴레이 100일 단식농성이 99일째를 맞았다. 이날로 단식농성은 사실상 마무리 된다.
이날까지 계양산 골프장 개발 반대에 서명한 시민들은 3만명을 넘겼고 이들이 기부한 기금도 330여만원에 달한다.
한편 릴레이 단식농성 100일째인 8일에는 오전 11시에 계양산 등산로 입구에 그동안 릴레이 단식농성에 참여한 시민 등 100여명이 모여 계양구청까지 '삼보일배'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 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위원회 노현기 사무처장은 "지난 10월1일 부터 99일 동안 307명이 단식농성에 참여했다"면서 "3월2일부터 2차 릴레이 100일 단식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