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오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장관급 4명을 교체하는 소폭 개각을 전격 단행했다.
당초 설연휴 이후에 개각을 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이 대통령이 경제살리기의 시급성과 국가정보원장 등 4대 권력기관장 인선에 따른 후속인사 요인등을 감안, 조기개각 단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조직안정을 위해 차관급 15명에 대한 인사도 동시에 단행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에 이주호 전 청와대 교육수석이 발탁되고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선임되는 등 ‘코드인사’ 비판도 일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개각 발표에서 “이번 개각의 초점은 경제살리기”라며 “장·차관급 교체를 통해 국정에 총력 매진할 것”이라고 개각 배경을 전했다.
이 대변인은 ‘행안부 장관과 국세청장 인사 외에 더 있나’라는 질문에 “더 이상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안다”면서 “수석급의 교체나 조직개편은 지금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에는 경남 마산 출신인 윤증현(63)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내정됐다. 윤 내정자는 옛 재무부와 재정경제원 시절부터 30여년간 공직에 몸담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 후임에는 현인택(55)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현 내정자는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브레인’으로 ‘MB독트린’ 및 ‘비핵개방 3000구상’ 등 이명박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양대 틀을 확립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 후임에는 진동수(60)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내정됐다. 전북 고창 출신인 진 내정자는 금융 및 국제업무에 정통한 관료로 국정을 보는 안목이 넓고 금융 현안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국무총리실장에는 권태신(60)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이 내정됐다. 경북 영천 출신인 권 내정자는 행시 19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차관, OECD 대사를 역임한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청와대측은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인 권 내정자의 기용으로 국무총리실의 국정 조정기능이 강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 후임에는 윤진식(63)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내정됐다. 충북 충주 출신인 윤 내정자는 서울산업대 총장, 산업자원부 장관, 재정경제부 차관, 관세청장 등을 역임했다.
이외에 기획재정부 1차관에는 허경욱 청와대 국책과제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에는 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에는 김중현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법무부 차관에는 이귀남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행정안전부 1차관에는 정창섭 행정안전부 차관보, 행정안전부 2차관에는 강병규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장이 발탁됐다.
지식경제부 2차관에는 안철식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 여성부 차관에는 진영곤 보건복지가족부 사회복지정책실장, 국토해양부 2차관에는 최장현 한국컨테이너 부두공단 이사장이 내정됐다.
방위사업청장에는 변무근 전 해군교육사령관, 기상청장에는 전병성 대통령실 환경비서관, 소청심사위원장은 최민호 행정안전부 인사실장이 내정됐다.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는 박영준 전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에는 조원동 국무총리실 국정운영실장이 내정됐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전날 4대 권력기관장 가운데 국정원장과 경찰청장, 국세청장을 교체한데 이어 이날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한 개각을 단행함에 따라 경제·금융위기 극복과 집권 2년차 국정 개혁에 가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에 이주호 전 청와대 교육수석이 발탁되고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선임되는 등 ‘코드인사’ 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야당은 즉각 “국력결집을 위한 탕평인사 바람을 외면한 MB맨 인사”라며 “돌격내각을 통해 공안·강권통치를 하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비난했다. 또 한나라당의 정치인 입각 요청을 이번 개각에서도 거부하면서 친박(朴)계 등 여당 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어 당과의 마찰도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