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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철거민 강제진압 중 5명 사망‥과잉진압 논란

김부삼 기자  2009.01.20 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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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한강대로변 재개발지역 4층짜리 건물에서 이틀째 점거농성을 벌이던 철거민들에 대해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철거민 5명이 사망하고 경찰과 철거민 20여 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20일 오전 6시42분쯤 기중기를 이용, 경찰특공대원들을 태운10t짜리 컨테이너 박스를 철거민들이 농성중인 건물 옥상으로 올려 보냈다. 이 과정에서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하다 옥상 가건물 등에 불이 붙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경찰 진압 시작 40여분 뒤인 7시24분쯤 철거민들이 옥상에 설치한 5m 높이의 망루에 갑자기 불길이 치솟으면서 옥상 전체로 번졌고 망루는 1분도 안돼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이 과정에서 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철거민들이 화염병 등을 만들기 위해 건물 안에 놓아두었던 시너에 불이 붙으면서 경찰과 철거민들이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망루 부근에서 철거민으로 보이는 시신 4구가 발견돼 수습하고 있으며 한명은 건물에서 뛰어내려 위독했는데 병원으로 후송한 뒤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회 회원 30여명은 19일 새벽 5시부터 5층짜리 상가 건물을 점거하고 “강제철거를 하면 생계를 이어갈 수 없다, 철거하기 전에 생계대책을 마련해달라”며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벌여왔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용산 재개발지역 철거민 사망 사건과 관련, 철저한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 도중 정동기 민정수석에게 상황 보고를 받고 진상파악을 긴급 지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