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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첫 희생자 매장지 옆 마을서 살아”

김부삼 기자  2009.02.01 1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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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서남부지역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의 첫 번째 범행 현장검증이 이뤄진 1일, 배모(45)씨를 암매장한 화성시 비봉면 자안리 39번국도 옆 야산은 강씨가 10년 전 두 아들과 살았던 마을 근처로 드러났다.
현장검증을 보러 나온 양노리 마을 주민 강모씨는 “강호순이 10년 전쯤에 두 아들을 데리고 우리 집 옆에서 2, 3년 정도 살았었다”며 “아주 성실하고 잘 생긴 청년이었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민 강씨에 따르면 강호순은 첫째 부인과 이혼한 1998년께 배씨 암매장 장소로부터 2km쯤 떨어진 양노2리 마을에 두 아들을 데리고 이사왔다.
마을주민들은 강과 외모도 준수하고 덤프트럭을 운전하며 성실해서 아이들의 끼니를 챙겨줄 정도로 잘 대해줬다.
마을에 온 지 1년쯤 지나서 강은 두 번째 부인을 데리고 왔다.
둘째 부인은 마을 주민들과 언니, 동생으로 함께 밥도 먹고 친하게 어울려 다녔다. 강과 둘째 부인은 싸우는 일도 없고 사이가 좋았지만 처녀 상태에서 전처의 아들들을 키우며 시골에서 사는 게 쉽지 않았던 듯 가끔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주민 강씨는 회상했다.
강호순 가족은 2년쯤 더 살다가 둘째 부인이 임신한 뒤 이사를 가고 마을 주민들과 소식이 끊겼다.
주민 강씨는 “총각땐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지만 처녀를 데리고 와서 둘이 성실하게 잘 살았다. 눈 앞에서 살해장면 재현을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며 “쟤(강호순이 한 범행)만 보면 얼굴을 공개해야겠지만 애들 때문에라도 바람직하진 않은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 첫 번째 희생자를 매장한 곳의 현장 검증에는 지나가던 차들과 인근 주민 등 50~60명이 나와 강호순의 범행 재현을 보며 경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