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충청도에서 큰 별이 졌다”

김부삼 기자  2009.02.21 15:02:02

기사프린트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평생을 고향발전과 충청도민들을 위해 일해 온 김용래 충청향우회중앙회 총재가 20일 별세했다.
향년 74세의 일기로 세상을 등진 김 총재는 정통 내무 행정관료 출신으로 1988년 서울시장을 지냈으며 총무처 장관과 중앙공무원 교육원장을 역임했다.
88서울올림픽 당시 시장으로서 전세계인들에게 발전되고 아름다운 서울의 모습을 보여줬던 그는 대학교육 발전에도 힘써 덕성여대 총장을 지냈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서울대에서 법학 석사를 받았으며 7회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투신했다.
내부무, 농림부 국장을 거치며 한평생 나랏일을 위해 애썼고, 1980년 총무처 차관을 지냈다. 1984년에는 대통령 정무 2수석 비서관을 지내며 대통령을 보좌했고, 1986년에는 경기도지사를 맡아 경기도정을 이끌었다.
노태우 정부시절인 1989년에는 총무처 장관에 임명됐다.
정치권에서 물러난 김 총재는 고향인 충청도의 발전과 아울러 사회 어두운 부분에 빛이 되고자 자신의 몸을 던졌다.
대학에서는 교수로 각종 단체장으로 사회활동을 완성하고 했으며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사랑의 녹색 운동본부 명예총재 등을 맡았다. 또 서울시 환경미화원후원회 회장을 맡아 고생하면서도 주변으로부터 외면당하는 미화원들에게 힘이 됐다.
지난해 12월 한국학중앙연구원 신임 이사장에 선임된 그는 “해외 한국학지원 프로그램의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해외 지한파 전문가를 키우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세계속의 한국을 알리는데 나설 것을 다짐했었다.
그는 “1년 정도의 일시적 지원으로는 지한파 전문가를 키우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소한 3~4년 동안 지속적으로 해외 전문가들을 지원, 그들이 한국에 대해 애착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또 해외에서 혐한류가 증가하는 상황과 관련 “문화활동을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 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 문화의 ‘팬’이 되는 것도 똑같이 중요하다”며 “해외 학생 초청프로그램을 다양화해 그들을 한국의 ‘팬’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역사를 비롯한 한국학 전반을 좋아하긴 했지만 역시 학문 분야는 전문가인 김정배 원장이 훨씬 잘 알 것”이라며 “30여년간 공무원 세계에 몸담았던 만큼 연구원 행정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해 자신의 행정경험을 살려 세계속의 한국학을 알리는데 주역으로서 일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 총재는 “정신문화연구원까지 포함하면 3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한중연의 이사장으로 선임돼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일단 일의 경중을 파악하고 난 후 우선순위를 정해 실천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무엇보다 애착을 가졌던 일은 충청향우회 총재역이었다. 충청향우회 신년교례회가 열린 지난 10일만 하더라도 김 총재는 “범 충청인이 750만명이다. 충청도는 더이상 약소도가 아니라 엄청도”라며 “충청도인들의 웅혼한 기상을 되살리고 엄청도인으로서의 위상을 높이 세우는 한해가 되도록 모두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하는 등 열의를 불태웠었다.
그는 세상과 등진 20일 오후에도 정부의 녹색뉴딜정책인 ‘4대 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바람직한 개발 방향과 과제, 발전 전략 등을 모색하기 위한 ‘4대 강 살리기와 충북발전’ 심포지엄에 참석, 토론자로 나서는 등 마지막까지 충청도 발전을 위한 일에 몸을 바쳤다.
이명박 정부들어 충청권 홀대론이 고개를 들고 또한 정부부처의 고위직 인사에서 충청권 인사들이 줄줄이 밀리는 것을 보다 못한 김 총재는 “청와대 비서실 인사에서 충청권 출신이 단 한 명도 발탁되지 않는 등 정부 주요 인사시 충청권 인물들이 배제되는 인식을 주고 있다”며 “연초 개각에선 정국 안정을 위해 충청권 출신 총리 임명 등 보다 신중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고 잘못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인터뷰를 통해서도 “500만 충청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과 경기, 인천을 비롯해 전국에 살고 있는 충청 출향인사가 충청발전과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충청권 단결을 강조했고, 이같은 그의 철학으로 인해 김 총재는 ‘충청권 단결의 전도사’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김 총재는 “충청권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충청권을 대변할 인물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지역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재향 충청인뿐만 아니라 출향 충청인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평소에 강조해왔다.
김용래 총재는 충청남도가 '충청인들의 역사적 위상과 역할'이란 주제로 주최한 특강을 통해 “충청인끼리 4분 5열해 동서남북 방향으로 갈라진다면 또다시 이용만 당하는 충청인이라는 비하성 굴욕적인 말을 듣게 될 것”이라며 “충청인끼리 뭉쳐 엄청난 충청인으로 다시 태어나자”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는 충청 출신 여야 의원들의 친목모임인 ‘청청의정동우회’를 만드는데 일조했으며 직접 공동대표를 맡아 여야정치권의 화합을 도모하는데 역할을 했다.
김 총재는 더욱이 저소득층 아동에게 도서보내기 및 장금 지급, 취업알선 사업을 벌이는 등 충청향우회가 지역사회 등불로 자리매김하는데 밑거름을 마련했다.
김 총재는 실제 2006년 10월 충청향우회에서 설립한 충청장학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저소득층 충청인 자녀에게 장학기금을 지원하는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역할을 해왔으며 이에 충청남도도 2007년 도비 5억원을 장학기금으로 충청장학문화재단에 전달했다.
충청장학문화재단은 2007년부터 향후 5년간 70억원의 기금을 조성, 매년 400여명씩 충청인 자녀중 우수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충청인으로서 자부와 긍지를 갖고 국가와 고향발전에 기여할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편 유족으로는 부인 조송자 여사와 장남 김환석(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차남 김환주(kbs정치외교팀 차장)씨 등 2남이며 빈소는 삼성의료원 특17호 (02)3410-6917,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