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와 디지털정당위원회는 23일 국민과의 소통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한나라당이 모처럼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가 혼쭐이 났다.
당 국민소통위원장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국민소통의 날 행사 ‘통(通)하였느냐’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대학생, 주부, 택시기사, 회사원, 자영업자, 네티즌 등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당의 소통방식에 대한 쓴소리를 들었다.
토론 패널로 참석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논객으로 활동중인 정동훈씨는 “정부는 소통하려는 노력보다 억제하려는 노력이 훨씬 많았다”며 “상대(국민)에 대한 인정이 없다”고 지적 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의원들이 아고라에 올린 글을 언급하면서 “글을 읽어보면 소통을 위한 글이 아니다”라며 “주입·통보 성격의 글이 굉장히 많다”고 꼬집기도 했다.
고려대학교에 재학중인 정모 학생은 “국민들의 실질적 권리행사는 선거철 한때로 언제까지 국회파행을 국민들이 지켜봐야하느냐”면서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어느 정도 해결된 이 시점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양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구혜영 교수는 “여당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는데 잊어버린 10년이 맞다”며 “시대가 변했는데 여권의 소통 방식과 대응방식은 10년 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성지훈씨는 “한승수 총리, 김형오 의장, 박희태 대표 등과 간담회를 통해 대학생 의견을 전달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잘 들었습니다만, 안됩니다’는 한장의 공문뿐이었다”고 꼬집었다.
국민소통위원회의 이은경 간사는 “국민들은 지금 ‘한번 해봐라’라는 심정으로 방관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민들이 힘을 합쳐 금모으기 운동을 한 것처럼 함께 하자고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축사를 통해 “통하였느냐고 묻는데 가슴이 뜨끔했다”면서 “누가 묻는다면 ‘반쪽밖에 통하지 못했다’고 밖에 말 못하겠다”며 “앞으로 열심히 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정두언 의원의 사회로 시민들과 당 국민소통위원 강용석, 박준선, 진성호 의원 등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상득 의원, 정몽준 최고위원, 박재순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