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추가 경정 예산 편성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추경예산의 쓰임새와 규모를 놓고 정치권이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9일 “통상적 규모보다는 훨씬 커야 한다”며 추가경정 예산의 대규모 편성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날 한 방송사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환경에서 통상보다는 더 크게 풀어 돈을 돌려 경제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수석정책조정위원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추경은 빚을 내는 적자 추경이기 때문에 검증된 추경으로 갈 것”이라며 “규모를 미리 정해놓고 편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 추경은 적자 추경인만큼 일자리 창출과 내수 보강, 교육환경 개선 등에 중점을 맞춰 짜다보면 결과적으로 규모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임태희 정책위의장 역시 이날 한 방송사 라디오에 출연해 “당초 예상보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져 세수 감소분이 10조원 안팎”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20조~30조원이 될 수밖에 없다”고 ‘수퍼 추경’ 편성을 주장했다.
앞서 임 의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추경은 규모보다 효과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30조원을 넘을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모든 재원을 빚내서 하는 수퍼 추경은 한심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대규모 편성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적자 예산과 성장률 예측 오류에 따른 세수 부족으로 가만히 있어도 30조원의 빚을 져야하는 상황인데 여기에 이른바 슈퍼 추경을 편성하면 빚이 얼마나 더 늘겠느냐고 말했다.
정 대표는 “빚을 내야하는 상황에서 추경 예산의 내용을 먼저 논의해야지 규모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표 최고위원도 “정부 여당이 본예산을 제대로 집행해 보지도 못하고 벌써 수퍼 추경이라는 말을 부끄러움도 모르고 당당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본예산 논의 당시 야당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면 지금 허둥대면서 추경 편성을 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며 “정부와 대통령은 모두 심각하게 반성하고, 사실을 정직하게 알리는 데서부터 추경 편성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이날 당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추경을 조기에 편성하자는게 당론이지만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방침이 나오기 전에 정치권이 먼저 논의하는 것은 소모적일 뿐이라며 특히 대규모 구조조정과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추가 지원은 반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