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가 지난 2007년 ‘화성 전설여행 애니메이션’을 CD로 만들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시는 올해 또 다시 1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총 10부작 형식으로 ‘화성 전설여행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로 결정해 물의를 빚고 있다.
시는 지난 2007년 1억3000만 원의 사업비로 ‘화성 전설여행 애니메이션 CD’ 500장 제작에 이어 2009년 역시 편당 15분(총 10편)짜리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화성 전설여행 애니메이션’ 제작은 지난 해 시가 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민담 및 문헌 기록과 설화 등을 영상물로 제작해 초ㆍ중ㆍ고교에 배포, 교육 및 홍보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시의 이 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화성 전설여행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해 일선 교육계는 물론 일부 학부모들까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선 교육자들은 “솔직히 화성시가 제작한 ‘전설여행 애니메이션 CD’를 수업시간에 틀어주었지만 아이들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며 “이렇다보니 지금은 애니메이션 CD가 어디에 보관되어 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 또한 “요즘 아이들이 시청하는 애니메이션 수준에 맞추려면 제작비가 꽤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 예전에 만들어 놓은 애니메이션 CD 수준이라면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꼬집었다.
일선 교육계나 학부모들의 우려처럼 이번에 제작되는 애니메이션의 1편당 비용은 애니메이션 작화 및 성우녹음 800만 원, 실사촬영 및 편집 400만 원, 종합편집 및 타이틀 제작 100만 원 수준으로 ‘저예산 애니메이션’에 불과한 실정이다.
반면 일본 TV판 애니메이션 편당 제작비가 2~3억 원 정도이며 한국은 약 7000만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참고로 한국 극장판 애니메이션 ‘월더풀데이즈’는 7년의 제작기간을 걸쳐 150억 원으로 만들어졌다.)
결국 유아 및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저예산 애니메이션은 사실상 제작할 필요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화성 전설여행 애니메이션’ 제작 담당 부서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말썽이다.
시 문화홍보과 담당 공무원은 이에 대해 “2007년 CD 500장을 제작해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 나눠 주었다”며 “올해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로 결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화성시는 지난 2007년 제작한 애니메이션 CD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지난 해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