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29재보선의 격전지가 될 인천 부평을과 울산 북구에 전략 공천할 후보자를 찾고 있으나, 적합한 인물이 없어 고민에 빠졌다.
인천 부평을의 경우 당초 김덕룡 대통령실 국민통합특별보좌관이 전략공천 후보자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정작 본인이 출마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고, 박희태 대표가 출마를 포기한 울산 북구 역시 박 대표를 대체할 중량감 있는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거물'대신 두 지역에 경제 전문가를 공천, 이번 재보선에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살리기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방침이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부평을의 경우 GM대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전 무역협회 회장, 현직의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등 경제관료 출신의 전문가를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진전된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덕룡 특보 전략공천 가능성도 아직까지 거론되고 있으나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안경률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18일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 김 특보에 대해 "우리당의 원로이자 훌륭한 분"이라며 "그런데 본인은 부평을에 출마 하겠다, 안 하겠다 그런 말이 전혀 없었고 지금도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19일 CBS라디오에서 "김 특보는 본인이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도 없다"며 "경제를 살리는 거물이 되어야지, 이름이 알려졌다고 거물은 아니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노동운동의 '메카'인 울산 북구는 인천 부평보다 마땅한 후보자를 찾기가 더 어렵다는게 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지역은 민주노총 주축의 현대자동차 조합원과 협력업체 종사자들이 밀집한 곳으로, 지난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창원을과 함께 사상 첫 당선자를 낼 정도로 진보 진영이 강세인 곳이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민주노동당의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과 이영희 최고위원, 진보신당의 조승수 전 의원의 후보단일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진보바람'에 맞설 대항마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의원이 전략공천자를 지원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EO출신의 경제전문가를 전략공천하더라도 같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우선 18일 전체회의에서 4.29재보선 지역별 후보자를 2~3배수로 추리고, 일부 지역 전략공천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19일 원음방송 라디오에 출연, "인천 부평과 경북 경주, 전주 덕진·완산은 이미 어제까지 후보자 면접을 다 끝냈고, 현재 울산 북구에 후보자 신청을 받고 있다"며 "이중에는 현직 공무원 등이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략 지역을 선정할 수 있는 권한이 공천심사위에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정치적 상황, 그리고 타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공심위에서 논의를 통해 도저히 안되겠다. 이 지역은 우리 전략 지역으로 하자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