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개발에 반대하고,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해 나선 씩씩한 이모들의 이야기 <살기 위하여>가 개봉을 앞두고 포스터 촬영 현장을 공개했다.
갯벌에서 조개를 캐며 지내던 행복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컨셉으로 진행된 포스터 촬영을 위해, 참으로 오랜만에 작업복과 작업도구를 챙겨 들고 나선 계화도 여성어민들의 감회가 남다른 것은 당연한 일.
매서운 바다 바람에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으며 사진을 찍는 이모들의 환한 웃음 뒤로 갯벌에 대한 애잔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살기 위하여>에는 갯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계화도의 ‘이모’들이다.
권력에 눈이 먼 자들이 새만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할 때도, 고기잡이 보다 면세유에 눈이 벌건 선외기 선주들과 어촌계장이니 이장이니 하는 감투 쓴 사람들이 처음의 맹세를 저버리고 정부와의 협상에만 목을 맬 때도, 변함없이 한 목소리로 ‘바다와 갯벌을 살려야 한다’고 당당히 소리친 여성어민들.
그동안 ‘바다’, ‘어부’라고 하면, 거친 파도와 험한 바람에 맞서 그물질을 하는 투박한 남성을 먼저 떠올렸지만, <살기 위하여>는 계화도의 여성어민들을 통해 또 다른 ‘어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두툼한 장화에 구럭을 맨 그녀들은 달력이나 시계를 보지 않아도, 최첨단 장비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어느 때 어느 곳에 가면 물고기와 조개들이 있는지를 훤히 알고 있는 ‘갯벌 전문가’들이며, 무엇보다 그런 자신들의 삶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타고난, 천상 '바다사람'들인 것이다. 가진 거라곤 맨몸과, 조개를 캘 때 쓰는 ‘그레’ 하나뿐이었던 여성어민들에게 바다는 아프고 힘든 마음을 품어주는 존재였고, 단순한 일터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그랬기에 그녀들은 이권에 골몰하지 않고 '죽는 것도 두렵지 않다!'며 누구보다 열심히 싸울 수 있었던 것.
이번에 공개된 포스터 촬영현장 동영상에는 그런 그녀들의 아픔은 물론, 다시 살아날 갯벌을 기대하는 마음이 오롯이 녹아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뭉클하게 하고 있다.
드넓은 갯벌이 모든 생명을 품어안듯, 그 스스로 넉넉하고 따뜻한 갯벌이 되어 소중한 생명들을 지켜내고자 했던 '계화도 이모들'의 고군분투기 <살기 위하여>. 당당해서 더욱 아름다운 그녀들의 '몸부림'은 4월 16일, 인디스페이스, 시네마 상상마당 등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