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로비의혹 수사가 박찬종 변호사의 면담 이후 새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진행돼 왔던 검찰의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눈 형국이다.
박 회장이 박 변호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모씨에게 50억원을 건넨 사실을 밝혔지만, 용처를 놓고 준 쪽과 받은 쪽의 주장이 엇갈려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1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이인규) 등에 따르면 박 회장은 홍콩 현지법인인 APC(Asia Pacific Company)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 중 50억원을 지난해 2월 연모씨의 계좌로 송금했다.
검찰은 이에 이 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들어 갔는지, 노 전 대통령은 이 돈의 실체를 언제 알았는지, 대가성인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 연씨를 소환조사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사하겠다”는 수사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실체를 규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돈의 흐름을 명쾌히 해줄 가능성이 큰 APC 계좌 자료를 모두 확보하지 못한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