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10일 “잠시 민주당의 옷을 벗는다”며 4.29 재보선에서 전주 덕진에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선언하고 민주당을 탈당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잠시 민주당의 옷을 벗지만 다시 함께 할 것”이라며 “반드시 돌아와 민주당을 살리겠다. 민주당을 사랑한다”고 무소속 출마 당선후 복당할 것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이어 “제 몸 위에 옷을 두르든 아니든 제 몸 속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며 “반드시 다시 돌아와 민주당을 살려 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주 덕진 재보선은 정 전 장관과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김근식 경남대 교수간 대결구도로 치러지게 됐으며 당내 갈등 사태는 정점으로 치닫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장관은 “(재보선 출마에 대해)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은 원내에 들어가서 힘을 보태라고 성원해 줬다”며 “그러나 지도부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을 거스르는 결정을 내렸다”고 서운함을 표시했다.
정 전 장관은 그러나 “지금 내민 손이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정치를 하면서 제가 지은 ‘업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지금 옷을 벗고 나와 바람 부는 벌판으로 들어서고 있다. 홀로 바람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도 “비판과 아픈 지적을 달게 받겠다. 정동영의 종아리를 때려달라. 그 아픔을 참아내는 것 또한 저의 몫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전 장관은 회견문을 읽는 도중 목이 메이는 듯 여러 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급기야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지난 96년 새정치국민회의에 참여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이른바 ‘정풍’ 운동을 주도하며 스타급 정치인으로 우뚝 섰다. 지난 2004년 소위 ‘노인폄훼’ 발언 논란으로 열린우리당 당 의장직과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원내에서 물러났다. 또한 2007년 12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2008년 총선에서 서울 지역에 출마했다. 정계 입문 13년만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정 전 장관이 이번 재선거를 통해 원내에 진입할 경우 지난 2004년 이후 6년만에 복귀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