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64·구속) 태광실업 회장의 정, 관계 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 검사장)는12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36)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14시간30여분 동안 조사한 뒤 오후 11시40분께 귀가 조치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체류하던 노씨는 검찰의 소환 통보에 따라 지난 11일 밤늦게 귀국했으며 12일 오전 9시10분께 대검 청사에 출석해 11층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박연차 회장의 5백만 달러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송금되기 전 건호씨가 연씨와 함께 박 회장을 찾아간 사실을 들어 이 돈의 용처와 최종 목적지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씨는 검찰 조사에서 박 회장이 연씨에게 송금한 500만 달러와 자신은 무관하고, 박 회장이 부모 측에 전달한 100만 달러도 건네 받지 않았다며 대부분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3일 건호씨를 다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자신의 요구로 100만달러를 전달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는 보도와 관련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해명과 방어가 필요한 것 같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민망한 일이라 변명할 엄두도 내지 못했으나, 검찰에서 나오는 소재로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기정사실로 보도되고 있다"며 언론보도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고 말한다는 게 부끄럽고 구차해 내가 그냥 지고 가자고 했으나,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다.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