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박연차 회장의 돈 100만달러와 3억원 외에도 정대근 전 농협회장으로부터 3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회갑을 며칠 앞둔 2006년 9월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정 전 회장의 돈 3만달러를 건네받았다.
당시 정 전 회장은 노 전 대통령 회갑 선물 명목으로 3만달러를 줬고, 정 전 비서관은 이 돈을 받아 권 여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이 돈을 권 여사에게 줬다고 진술했으며, 권 여사도 지난 11일 소환조사 당시 이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권 여사는 정 회장의 돈을 건네받은 사실을 노 전 대통령에게 알리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여사의 변호인을 맡고 있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문 전 실장은 “그때 권 여사는 노 전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선물을 받았다고 하면 노 전 대통령이 질색하고 나무라면서 당장 돌려보내라고 할 것 같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권 여사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최근 박 회장 사건이 불거진 후에야 이 사실을 권 여사와 정 전 비서관으로부터 처음 들었다”며 “권 여사는 처음에는 박 회장에게서 받은 돈만 얘기했다가 나중에 정 전 비서관의 혐의에 정 전 회장의 3만달러 부분도 들어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정 전 회장에게서 돈을 받은 부분도 말했다”고 설명했다.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이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의 범죄 혐의사실에도 포함돼 있다”면서 “이 가운데 얼마가 권 여사에게 갔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