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여러분께 면목 없습니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단 세 마디를 남기고 30일 오전 8시2분 경남 봉하마을 사저를 떠났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출발한지 5시간 20분만에 오후 1시 20분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도착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형버스에서 내린 직후 “왜 국민들에게 면목없느냐”는 질문을 받자 “면목 없는 일이지요”라고 짧게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은 약 1분간 포토라인에 선 뒤 대검청사로 들어가려 했지만, 기자들의 심경을 묻는 질문 공세가 계속 이어지자 “다음에 하시죠” 라고 답한 뒤 대검찰청 청사로 들어갔다.
노 전 대통령은 이인규 중수부장을 만나 차를 마시며 간단한 안내를 들은 뒤, 오후 1시50분께부터 1120호 특별 조사실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1995년 11월 노태우 전 대통령과 같은 해 12월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노 전 대통령이 세 번째다.
검찰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6월29일 청와대에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100만 달러, 또 2008년 2월22일 박 회장으로부터 조카사위 연철호 씨의 홍콩 계좌를 통해 500만 달러 등을 포괄적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김해 봉하마을 사저를 출발하기 앞서 “국민 여러분께 면목이 없다. 실망시켜 드려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잘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곧바로 변호인과 수행원 등 일행들과 함께 버스에 탑승하고 대검찰청으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