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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前 대통령 “최선을 다했다” 13시간만에 귀가

김부삼 기자  2009.05.01 0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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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지 13시간지난 1일 새벽 2시 10분쯤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노 전 대통령은 버스에 탑승하기 직전 대검청사 현관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최선을 다했다"라고 짧게 조사를 마친 소회를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의 대질을 거부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청와대 경호처 업무용버스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검찰은 전날 노 전 대통령을 서울로 소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가족과 측근에게 준 돈의 성격과 용처를 조사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를 알았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이미 제출한 서면진술서의 범위 안에서 진술을 했으며 대체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6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받은 박 회장의 돈 100만달러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과거 야당 정치인 시절 생긴 빚과 자녀 유학자금과 생활비 등으로 인한 채무를 갚는 데 권양숙 여사가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관심을 모았던 노 전 대통령과 박 회장의 대질신문도 노 전 대통령의 거부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고 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를 들어 대질신문 제안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완료된 것으로 본다”면서 “노 전 대통령을 다시 소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친 검찰은 다음주 중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내부 회의를 거쳐 다음 주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사팀은 그동안의 조사 결과와 노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에 관한 의견을 1일 오후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임채진 총장은 수사팀의 보고와 의견을 바탕으로 검찰 내부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한 뒤 연휴가 끝나는 다음주 중반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1일 오전 5시 50분쯤 봉하마을을 떠난 지 22시간여만에 사저에 도착해 취재진과 노사모 등 지지자들에게 가볍게 인사한 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일행들과 함께 사저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