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주자들은 19일 친박계 최경환 의원의 출마 선언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손’ 논란에 대해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당내 일부 주류계는 안상수, 정의화 의원의 거듭된 ‘러브콜’에도 아랑곳 않던 최 의원이 경선 직전에 황우여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출마 선언을 한 데에는 모종의 ‘배경’이 있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비선 정치’ 논란을 빚고 있는 이상득 의원과 황, 최 의원 사이에 ‘밀담‘이 오간게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4.29 재보선 패배로 당내 입지가 다소 위축된 이 의원이 친박계 최 의원의 출마를 지원함으로써 당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18일 이 의원이 직접 안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엄정 중립”이라고 해명하면서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지만, 경선 주자들은 막판 변수로 떠오른 ‘최경환 카드’가 실제로 얼마만큼 파괴력을 발휘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의원은 “의심할만한 징후가 여러 가지 있다”고 했고, 정 의원도 “(‘최경환 카드’는)오히려 계파 화합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반면 황 의원과 최 의원은 ‘음모론’이라며 논란을 반박했다.
안 의원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나 뿐만 아니라 정 의원도, 황 의원도 (최경환 의원에게 출마)제의를 했는데 갑자기 가장 약체로 평가됐던 분과 러닝메이트를 맺게 되니까 여러 가지 의심될 만한 징후들이 여러 군데서 나왔고 그래서 의심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안 의원은 “이 의원이 선거 중립을 지킨다고 전화를 해왔으니 선거 결과를 보면 알 수가 있을 것”이라며 “중립하겠다는 약속을 믿는다”고 더 이상의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정 의원도 YTN ‘강성옥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경선을 통해서 당내 화합의 분위기를 몰고 가야 하는데 오히려 계파가 더 선명하게 나타나는 결과를 가져와서 오히려 화합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다만 “‘보이지 않는 손’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런 것이 있든, 없든 상관하지 않는다”며 “의원들이 국민이 뽑은 선량인 만큼 스스로 잘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믿고 끝까지 당당하게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황 의원은 SBS ‘이승열의 전망대’에 출연해 “자꾸 음모론이니 하고 얘기하는 것은 다시 계파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어두운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타날 수 있으니까 우리가 조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최 의원도 BBS ‘김재원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전혀 사실무근”이라 “음모론적으로 얘기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경선 주자들은 최 의원의 출마에 대한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에 대해서도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안 의원은 “‘최경환 카드’를 추인하면 김무성 의원의 경우 균형이 맞지 않게 돼서 자기모순이 생기기 때문에 ‘최경환 카드’를 추인하지 않았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정 의원도 “박 전 대표가 경선에서 특정인을 ‘나가라. 말아라’할 분은 아니다”며 “최경환이라는 개인이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자의적인 판단으로 봐야 하고 박 전 대표가 어떻게 했을 것이라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