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함에 따라 ‘박연차 게이트’ 수사 가운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부분은 수사가 종결됐다. 따라서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가족, 측근 수사도 사실상 끝났다
검찰은 23일 이날 오전 임채진 검찰총장을 비롯해 문성우 대검차장, 이인규 중수부장, 홍만표 수사기획관, 강찬우 범죄정보기획관, 오세인 공안기획관 등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여 긴급 대책회의을 열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종결 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또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와 관련해서도 수사는 종결됐다고 말했다.
조은석 대검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에게 이러한 일이 발생할 줄 상상도 못 했다는 발언들이 나왔다”면서 “수사 절차상 전직 대통령으로서 많은 예우를 했는데 다들 충격이고 한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임채진 검찰총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형언할 수 없이 슬프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도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마친 뒤 “현재 진행 중인 노 전 대통령에 관한 수사는 종료될 것으로 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에 충격과 비탄을 금할 수 없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대검 중수부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국정 전반에 영향력이 있었던 노 전대통령의 지원을 받으려고 그의 가족에게 ‘포괄적 뇌물’ 600만 달러 이상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지난 4월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노 전 대통령 본인 뿐 아니라 부인 권양숙 여사, 아들 건호 씨와 딸 정연 씨 그리고 사위와 조카사위까지 모두 소환했으며 권 여사에 대한 재조사 이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는 이날 오후 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가 동생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구속집행정지 기간은 오는 29일 오후 5시까지며 이 기간에 건평씨는 봉하마을 자택, 노 전 대통령 시신이 안치된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 장지 등 3곳에만 머무를 수 있다. 앞서 대검 중수부는 건평씨가 장례에 참석할 수 있도록 석방해달라며 재판부에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