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를 비롯해 정몽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25일 조문을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경남 봉하마을을 찾았지만 노 전 대통령측 지지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발길을 돌렸다.
마을주민과 노사모 회원 등 100여명은 이날 낮 12시30분께 노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1.5km 떨어진 봉화마을 입구에 도착한 박 대표 일행은 지지자들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진입을 저지당했다.
이들은 노 전 대통령의 조문을 위해 이날 오전 서울을 떠나 오후 12시20분께 봉화마을 진입로가 시작되는 삼거리에 도착한 박 대표 일행을 확인하자 일제히 몰려나와 ‘살인마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 와중에 박 대표 일행을 밀어내려는 이들과 이를 제지하려는 박 대표측 경호원들 사이에 크고작은 몸싸움이 벌어졌다. 흥분한 일부 주민들은 물병세례를 박 대표 일행에게 퍼부었다.
박 대표의 조문이 거듭 저지당하자 5분여 뒤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중재에 나섰지만 흥분한 주민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때문에 결국 박 대표는 “조의를 표했고, 상주측에서도 고맙다는 말을 했다”고 짧게 말한 뒤 오후 1시10분께 일행과 발길을 돌렸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13개 중대 1000여명의 병력을 현장에 배치했지만 양측간의 충돌에 직접적인 개입은 꺼렸다.
▲제주4.3 희생자유족회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 비통함을 피력하며 국민장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4.3유족회는 25일 오전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서거 소식에 유족회는 고통스럽기만 하다”며 “노 전 대통령은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4.3위령제에 참석해 도민과 유족들의 아픈 가슴을 위로한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족회는 “노 전 대통령은 도민들이 4.3 문제로 힘들어 할 때 ‘제주 4.3사건진상보고서’를 확정하고 국가를 대표해 도민과 유족에게 공식 사과하는 등 제주 4.3의 화해와 상생의 정신을 계승하는데 더욱 남달랐기에 이번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더욱 비통하기만 하다”며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유족회는 “노 전 대통령의 애도하고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기 위해 29일 경남 봉화마을에서 봉해하는 국민장에 참석하기로 하고 유족회 10여명을 조문단으로 구성, 27일 상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유족회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신산공원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헌화를 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일째를 맞은 25일 김완주 전북지사를 비롯한 도내 시장·군수, 지방의원들이 도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었다.
김완주 지사는 당초 개최키로 한 고위 정책현안조정회의를 취소하고 이날 오전 9시 도청 대강당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도청실·국·원장 등 30여명과 함께 헌화 분향하고 고인의 명복을 기원했다.
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도민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도민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쓰라”고 관계관에 지시했다.
도는 지난 24일 국민장이 결정된 뒤 분향소 설치를 위해 밤샘 작업을 벌여 25일 오전 8시부터 일반에 공개했다.
조문을 마친 김 지사를 이날 김희수 도의장을 비롯, 도내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의원 등 25명과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화마을 방문, 합동 분향에 나서기로 했다.
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께서는 재임시 전북에 대해 각별한 애정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도내 시장·군수들과 함께 애도하는 의미에서 합동 분향을 하게 됐다”고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합동 분향에 나선 인사는 김 지사를 비롯, 김희수 도의장과 김용화 부의장, 문면호, 장영수, 김명수 등 8명의 도의원과 문동신 군산시장, 이한수 익산시장, 최중근 남원시장 등 도내 11명의 단체장 등이다
한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장소는 서울 경복궁 앞뜰로, 장지는 고인의 고향인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로 잠정 결정됐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민장으로 치르기로 합의했던 노 전 대통령측과 정부는 25일 영결식을 `29일 오전 11시 경복궁 앞뜰'로 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 `경복궁 영결식'은 노 전 대통령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노 전 대통령측은 당초 가족장을 전제로 김해 진영공설운동장을 영결식장으로 염두에 뒀으나, 장례가 국민장으로 확정됨에 따라 전날 밤부터 `경복궁 영결식'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