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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에게 사과하라”

김부삼 기자  2009.05.29 1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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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헌화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자 일부 조문객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29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영결식은 KBS MBC SBS 등 지상파3사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 됐다.
송지헌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국민의례와 고인에 대한 묵념,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장의위원회 집행위원장)의 약력보고로 시작됐다. 이어 공동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조사,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의 종교의식, 생전영상 상영, 헌화, 해금연주, 조총의 순으로 진행됐다.
낮 12시 2분께로 이 대통령 내외는 노 전 대통령의 유족에 이어 두 번째로 영정 앞에 헌화했다. 이 대통령이 영정 앞으로 다가가는 순간 광화문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결식을 지켜보던 일부 조문객들이 “사죄하라. 어디서 분향을 해!”라고 야유를 하기 시작했고 이 모습은 방송 3사 카메라를 통해 고스란히 생중계 됐다.
특히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이 대통령이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헌화를 하러 가는 도중 “이 대통령은 사과하라” “정치적인 보복이다. 정치적 살인”이라며 소리를 지르자 수십명의 경호원들에 의해 제지당한 후 한쪽 옆으로 끌려갔고 당황한 이 대통령 내외는 놀란 표정으로 주변의 소리에 잠시 주위를 둘러봤고 사회를 맡은 송지헌 아나운서는 “고인을 보내는 마지막 자리인 만큼 자중해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장내 정리에 나서 마무리됐다.
한편 이 대통령은 10시56분께 부인 김윤옥 여사, 한승수 총리 등과 함께 경복궁 서문을 통해 영결식장으로 도보로 이동해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영결식장 입장 도중 노 전 대통령을 회상하는 듯 고개를 숙이고 땅을 바라보기도 했으며,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자리 앞에 멈춰 서서 인사하고 내빈들에게 목례로 인사를 했다. 곧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딸 정연 씨 등 나란히 입장했고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노 전 대통령의 유족들과 목례를 한 후 자리에 앉았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명숙 전 총리가 조사를 낭독하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하고 유족과 친노 직계 인사들이 오열하자 눈을 감으며 감정을 추스리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노 전 대통령 국민장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과 정·관계 주요 인사, 주한 외교사절 등 총 3000여명이 참석했다.